'악취·수질오염 우려' 축사 허가 거부…대법 "지자체 재량 넓게 인정"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8.21 12: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축사를 짓기도 전에 악취와 수질오염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건축허가를 거부한 지방자치단체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원고 A씨 등이 "건축 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영광군수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원고 A씨 등 4명은 2021년 4월 전남 영광군의 한 토지에 연면적 8225㎡ 규모의 우사와 퇴비사 4개 동을 짓겠다며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이곳에서 소 580두를 사육하고 하루 8.29㎥의 축산분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해당 부지가 이미 한 차례 축사 건축허가가 거부된 곳이었다. 앞서 A씨는 2016년 같은 토지에 연면적 1만3500㎡ 규모의 육계사 10개 동을 짓겠다며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영광군수는 악취와 수질오염 등 환경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신청을 반려했고 이 처분은 행정소송을 거쳐 적법한 것으로 확정됐다.

A씨 등은 같은 토지에 이번에는 육계사가 아닌 우사와 퇴비사를 짓겠다며 다시 허가를 신청했다. 영광군수는 2022년 6월 이 신청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부지가 과거 육계사 건축허가가 반려된 곳이고, 우사와 퇴비사를 설치할 경우에도 악취로 인한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입지와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하면 축사 부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신청지는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 직선거리로 약 1㎞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약 40m 거리에 저수지가 있었고 저수지 아래쪽 개울은 하천과 농경지로 이어졌다. 약 600m 떨어진 곳에는 주민들이 생활용수 등으로 사용하는 우물도 있었다.

A씨 등은 영광군수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영광군수의 손을 들어줬다. 축사에서 하루 8.29㎥에 달하는 분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중호우나 관리 부주의 등으로 분뇨와 오·폐수가 유출될 경우 수질오염과 악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 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원고들이 분뇨를 퇴비사에 보관해 발효하고 방수 콘크리트와 유출방지턱, 배수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었던 만큼 실제 악취나 수질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신청지가 마을에서 약 1㎞ 떨어져 있고 중간에 산림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주민 피해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봤다.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고 원고 패소 취지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환경오염은 한번 발생하면 원상회복이 어렵고 사후 조치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행정청이 지역 주민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축사 건축허가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심사할 권한과 책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청지 인근에 저수지와 하천, 주민들이 사용하는 식수원이 존재하고 축산분뇨가 대량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영광군수가 환경오염 가능성을 우려해 이런 처분을 내린 것이 정당하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영광군수의 반려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환경오염이 실제 발생한 뒤 사후적으로 규제하는 것만으로는 피해 회복에 한계가 있는 만큼 환경오염 우려를 이유로 한 행정청의 판단에 대해서는 재량권을 폭넓게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기존의 판례 태도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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