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택시기사에 분풀이?...섬박람회 부진 '입단속' 공문

이소은 기자
2026.09.22 08:52
예산 700억원이 넘게 들어간 여수세계섬박람회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여수시가 택시기사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는 공문을 만들어 택시회사들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MBC 캡처

예산 700억원이 넘게 들어간 여수 세계 섬 박람회가 많은 비판을 받는 가운데 여수시가 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입 단속'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여수시는 최근 '택시기사들이 박람회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는 공문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매체가 확보한 여수시 공문을 보면 '박람회 준비 미흡 등 유언비어를 택시기사들이 유포하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기사들 수입이 감소해 유언비어를 유포한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해당 공문은 여수시장의 직인이 찍혀 실제 택시회사들에 보내졌다.

최기성 전남개인택시운송조합 여수시지부장은 "기사님들이 관광객에게 '섬 박람회 볼 게 없다' 이렇게 얘기하진 않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공문이 와서 저희도 당황스럽다"고 입장을 전했다.

공문을 만든 여수시 공무원은 '진짜 택시기사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렸냐?'는 질문에 "추측성으로, 사실 확인이 안 된 것을 크게 부풀려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런 부분들에 대해 좀 자제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짐작한 내용으로 공문까지 만들어 택시 기사 단속에 나선 것이다.

심지어 섬 박람회에 대한 허위·비방 콘텐츠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힌 상황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시민들은 "그런 데 싸우지 말고 시설 개선하고 시민들 목소리 듣는 데 집중했으면 좋겠다" "악플을 고소한다는 기사를 먼저 보신 분들은 더 안 좋은 감정을 갖게 되실 것 같다. 그걸 보고 더 안 가지 않을까" 등 우려를 표했다.

여수 세계 섬 박람회는 오는 11월 4일까지 여수시 돌산 진모지구 일원에서 개최된다. 박람회 측은 방문객 3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개막 2주간 온 시민은 약 18만명에 그쳤다.

박람회는 거문도 뱃노래 공연의 연출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행사장의 바오밥나무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유령 분장 영상, 1만4900원짜리 간장게장 등도 문제가 됐다.

SNS(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700억원이 투입됐는데 볼 게 없다" "세금 낭비에 가깝다"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