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 김건희, 징역 7년→5년…"지위 망각한 채 금품수수"

이혜수 기자, 오석진 기자
2026.09.22 16:54

(종합)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사진=뉴스1(사진공동취재단)

각종 정부 인사에 개입하고 금품을 받았다는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에서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일부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면서다.

서울고법 형사15-3부(부장판사 성언주)는 26일 오후 2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244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과 반클리프아펠 다이아목걸이·디올 파우치 등에 대한 몰수도 명령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결심 공판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선고형인 징역 7년을 유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재판부가 원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한 부분은 두 가지다. 먼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인사 청탁 명목으로 김 여사 측에 제공한 세한도 복제품에 대해서는 원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세한도 복제품이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 한지 살리기 홍보사업의 일환으로 김 여사 측에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서성빈 드론돔 대표로부터 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에 대해서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특검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손목시계에 로봇개·드론 사업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씨가 시계를 건네기 전 이미 드론돔과 대통령경호처가 로봇개 임대차 계약을 맺었으므로 서씨의 청탁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취지다. 김 여사는 2022년 9월 서 대표로부터 사업 청탁 명목으로 3990만 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를 받은 혐의가 적용된 바 있다.

재판부는 이 밖에 나머지 금품들에 대해서는 원심 유죄판결이 정당하다고 봤다.

김 여사는 2022년 3월15일~5월20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그라프 귀걸이 등 138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고 사업상 도움과 맏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인사 등을 청탁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김 여사 측은 선물을 받은 것은 인정하나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고 알선을 인식할 수 없었다며 원심의 유죄 판단에 사실오인·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김 여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6일 만에 목걸이를 교부하는 등의 행위가 "순수한 친목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알선과 관련해 제공된 것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채 수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2022년 4월~6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인사 청탁 명목으로 265만 원 상당의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을 받은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이중 세한도 복제품 수수는 무죄로, 금거북이 수수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금거북이가 개인적 친분 사이에 통상적인 선물로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전 위원장으로부터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이란 알선으로 금거북이를 수수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2023년 2월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과 함께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수수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해당 그림이 진품이 아니며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김 여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심과 동일하게 해당 그림이 진품이 맞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장검사가 이듬해 4월 총선 창원시 의창구 예비후보로 국민의힘 공천에서 컷오프됐더라도 대가관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022년 6월~9월쯤 최재영 목사로부터 대통령 직무 관련 청탁을 대가로 샤넬 향수·화장품과 술 및 디올 가방을 받은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국가권력이 금품 제공자에 따라 이익이 행사될 수 있다는 인식으로 국민의 실망감·자괴감은 어떤 방법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 대통령 배우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걸 알 수 있었음에도 자신의 지위를 망각한 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반복해 금품을 수수했다"고 지적했다.

판결 직후 특검팀의 김한수 특검보는 "영부인이 현안이 있는 기업인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시계를 교부 받았는데 그것이 아무런 죄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 일반 국민들로부터도 수긍될 수 있을지 아쉬움이 좀 남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판결문을 검토 후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여사 측은 상고하겠단 뜻을 표했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유죄로 판단된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며 "항소심의 양형이 김 여사의 실질적 책임 정도에 비춰 과중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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