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어 추석 물가 눌렀는데…불안한 '유가·환율'에 먹구름

세종=김온유 기자
2026.09.27 06:30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인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선물 및 제수용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 2026.09.23. amin2@newsis.com /사진=전진환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추석 차례상 비용을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환율·유가 불확실성으로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운송비 등 물류·유통 비용 증가와 수입 물가 상승이 맞물려 억눌렸던 물가 압력에 서민 고통이 가중될 수 있단 우려다.

지난 5월에 이어 추석 민생안정 대책도 역대급으로 내놓은 만큼 추가로 재정을 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무리하게 재정을 무작정 풀기보다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고려해 재정을 운용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27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월 1조원 규모의 재정투입과 세제·금융 지원 등으로 물가안정에 나선 데 이어 최근 '추석 민생안정대책'도 발표했다.

특히 이번 추석 대책과 관련해 기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배정한 1030억원에 더해 가용예산 900억원을 추가 투입해 할인행사를 오는 30일까지 일주일 연장했다. 기존 1인당 2만원인 할인 한도도 없앴다.

이에 추석 차례상 비용도 작년보다 하락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 3~4일 4인 가족기준으로 추석제수용품 24개 품목의 구매비용을 조사한 결과 올해 구매비용은 31만3089원으로 전년 대비 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9년 만에 하락이다. 재경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적극적인 성수품 공급확대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일시적으로 추석 물가는 잡았지만 그간 다소 안정됐던 환율과 유가가 다시 들썩이는 상황이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 7월 1488.92원에서 지난달 1404.35원으로 84.57원 내렸다.

특히 지난 9일엔 오전 9시5분 기준 1340.6원까지 내려왔는데, 올해 3분기(7~9월)에 접어든 이후 고점(1530원)과 저점(1340.6원)의 차이가 약 190원에 달했다. 지난 23일 기준 1350원대로 다시 떨어졌지만 최근 1380원까지 급등하는 등 여전히 널뛰기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 유가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지난 16일엔 두바이유가 배럴당 128달러까지 오르면서 한달 사이 3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현재는 10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기업들의 에너지 수입 비용을 옥죄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달러 결제 수요가 늘면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이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국내 물가도 부추길 수 있다.

역대급 할인 정책을 두 차례나 진행한 만큼 정부의 추가 재정 투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수개월간 눌린 물가가 다시 튀면 소비자들의 체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단 의미다. 무엇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달 3.4%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고환율에 이어 중동 전쟁 이후 이어진 고유가 여파가 외식, 서비스, 가공식품 등 일상생활 전반에 파급될 수 있단 우려도 상존한다.

올해 1~8월 소비자물가의 평균 상승률(전년대비)을 단순 계산하면 약 2.6%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2.6%)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남은 9~12월 물가가 2%대 중반 수준으로 내려와야 전망치를 충족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은행이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는 물가 방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무한정 재정을 풀 수 없기 때문에 추석 이후 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무리하게 재정을 풀기보다 정부가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고려해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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