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때려죽인 캠핑장 주인, 만삭 아내·아이들 "죽이지 마" 오열

남형도 기자
2026.09.28 15:07

길고양이 가둬놓고 쇠 집게로 수십차례 '퍽'…동물 학대 및 아동학대로 경찰 고발

동물학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치즈고양이. 충남 보령 캠핑장에 놀러간 이들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사진=법무법인 JLP 고발장 캡쳐

A씨는 임산부인 아내, 6세·8세인 두 아이와 27일 오후 충남 보령 B 캠핑장에 놀러 갔다. 아내가 다음 달 말 출산을 앞두고 있고, 첫째 딸 생일이라 찾은 가족 나들이였다.

이날 오후 5시, A씨 가족은 치즈 고양이와 삼색 고양이(털 색깔이 세 개)가 인근 텐트 안에 들어가 있는 걸 봤다. 약 10m 정도 되는 가까운 거리였다. A씨 딸이 "할머니네 치즈랑 똑같다"고 좋아했다. A씨 부모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는 터라 아이들도 평소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저녁 7시 반, A씨 가족이 식사 준비를 할 때였다. B 캠핑장 사장이 직원과 함께 인근 텐트로 들어가는 걸 봤다. 긴 쇠 집게와 빗자루를 든 채였다. 해당 텐트는 아까 치즈와 삼색 고양이가 있던 곳이었다. 둘은 지퍼를 닫고 텐트를 밀폐했다.

이어 A씨 가족은 5분 동안 '퍽', '퍽' 하는 소리가 20~30회 정도 나는 걸 들었다. A씨가 있는 곳에서도 크게 들릴 정도였다고 했다. 잠시 뒤 캠핑 사장과 직원이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축 늘어진 치즈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고 있었다. 사장과 직원은 텐트 뒤편으로 갔다가, 잠시 뒤 빈손으로 돌아왔다.

임산부 아내 충격받고, 아이들 울음 터트려…"환불받고 집에 돌아왔다"

이를 본 A씨 아이들이 충격에 울음을 터트렸다. 만삭인 아내도 A씨도 충격이 컸다.

A씨는 "사장하고 얘기를 나눴는데, 길고양이가 똥을 너무 싸놓고 집기를 고장 내 스트레스라고 했다"며 "자신들을 이해해달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이후 또 다른 고양이가 지나가자 캠핑장 직원은 쇠 집게를 들고 와 "고양이 밥 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자 A씨 아들은 "고양이를 때리려고 하느냐, 죽이지 말라"고 했다.

A씨는 더는 캠핑장에 머물 수 없을 것 같아 집에 돌아가기로 했다. 이에 캠핑장에 환불을 요청했다. 그는 "직원이 술에 취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텐트에서 자는 게 꺼려져 환불받았다"고 했다.

같은 날 밤 10시15분쯤, A씨는 경찰에 해당 캠핑장을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캠핑장 측은 "고양이를 텐트에서 데리고 나왔지만 죽이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가 해당 캠핑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유선과 문자 등으로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해'…해당 캠핑장 경찰 고발

A씨는 동물권단체 케어와 함께 해당 캠핑장을 동물보호법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28일 충남 보령경찰서에 고발했다.

대리인인 법무법인 제이엘피 이주하 변호사는 "피고발인들은 고양이가 살았다고 하지만, 물리력을 가해 죽인 건 맞다"며 "동물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1호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2호의 '다른 동물(삼색 고양이)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포함된다고 본다"고 했다.

이는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동물 학대 행위로 봤다. 제10조 제3항 제2호의 '누구든지 소유자 없이 배회하거나 내버려진 동물에 대해 포획해 죽이면 안 된다'에도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정서적 아동학대'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아이들이 고양이를 때리거나 죽이지 말라며 울었다. 아이들은 고양이에 대한 친밀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이 수사에 앞서 최우선으로 CCTV 영상을 확보할 것을 고발장에 요청했다. 그는 "사체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고발인들의 범행을 뒷받침할 가장 중요한 증거"라며 "영상이 삭제됐거나 초기화됐을 경우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원해달라"고 밝혔다.

관할 지자체도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충남 보령시청 축산과 관계자는 "담당 부서에서 확인하기 위해 캠핑장으로 갔다. 사실관계를 우선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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