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오 시장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여론조사를 받고 그 대가를 타인에게 대납시킨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직을 잃는다.
특검팀은 2일 서울고법 형사합의7부(부장판사 구회근) 심리로 열린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 선고해주시고 3300만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1심에서도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오 시장은 정치자금 규제 실효성을 약화하고 법질서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며 "범행을 통해 최종적인 이익을 거두고 범행을 회피해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특검팀은 오 시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철원 전 서울시 부시장과 오 시장 후원자 사업가 김한정씨에게도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날 최종 의견을 진술하는 과정에서 특검보다 직접 PPT를 발표했다. 재판부가 이날 검찰청이 공식적으로 폐지됨에 따라 재판 진행 절차가 문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특검 소속 파견 검사들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법으로 따져보면 명확하진 않은 것 같다"며 "공판과정에서 혹시 모르니 변론은 특별검사보가 하시고 검사들이 세부적인 걸 하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이번 2심에서는 지난달 새롭게 증거로 채택된 녹취록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해당 녹취록은 최근 사업가 김씨가 발견해 제출했다. 김씨와 명씨가 '오세훈은 모른다'는 취지로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오 시장 측은 이 발언이 김씨가 오 시장과 무관하게 스스로의 판단으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음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명씨 측은 해당 통화 내용이 서울시장 선거 당시 야권 단일화 전략의 구체적 경위와 실행 과정을 주고받은 대화이며 여론조사와 관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를 10차례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김씨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씨 계좌로 합계 3300만원 상당을 대납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오 시장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보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명씨에게 건넨 3300만원 중 2100만원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해당 비용이 들어간 여론조사는 오 시장 의뢰로 진행됐으며 대납 역시 오 시장 요구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특히 명씨 주장 일부에 대해 신빙성을 인정했다.
벌금 1000만원의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집행유예 포함)이 선고되고 확정되면 5년간 공무담임 등의 제한 규정에 따라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다. 이미 취임 또는 임용된 자는 직에서 퇴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