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상을 차려준 아들을 직접 만든 총으로 쏴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살인·살인미수·현주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가 받은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라는 명령도 함께 확정됐다.
A씨는 지난해 7월 오후 인천 송도에 있는 아들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로 자신의 생일잔치를 열어준 30대 아들을 2회 격발해 살해한 뒤 며느리와 손자 등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성폭력 범행으로 2015년 이혼하고 전처와 아들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A씨는 전처와 아들이 자신을 속이고 고립시켰다는 망상에 빠져 아들 일가를 살해해 복수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범행을 위해 2024년 8월쯤부터 인터넷 영상을 보며 쇠파이프 등을 이용해 사제총기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르기 위해 범행을 준비했다. A씨는 아들을 살해하기 전에 자신의 집 안 9곳에 점화장치를 설치하고 주변에는 목화솜과 시너 등을 배치하고 타이머 콘센트 스위치를 이용해 약 19시간 뒤 점화장치가 동시에 작동하도록 설정했다. 이후 다행히 A씨가 체포된 직후 방화 계획을 털어놓으면서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아들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을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심 법원은 A씨에게 아들에 대한 살인 혐의와 며느리·손자녀·아들 집 동거인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하면서 현주건조물방화미수죄 역시 인정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범행 당시의 행동과 주변 상황 등을 종합해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무기징역과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방화 미수와 관련 대법원은 A씨가 점화장치를 설치한 데 그치지 않고 목화솜과 시너를 배치한 뒤 타이머까지 설정해 자동으로 점화되도록 했다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 이미 범행에 필요한 행위를 마쳐 시간이 지나면 추가 행동 없이 불이 붙고 확산될 수 있는 상태였으므로 실제로 화재가 나지 않았지만 미수죄로 범행이 인정된다며 원심 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