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위안부 문제도 질타…노벨평화상에 남아공 법조인 '나비 필라이'

이정우 기자
2026.10.09 18:34

[2026 노벨상](상보)"탁월한 용기와 청렴성으로 국제 법질서를 향한 길을 열었다"

(로이터=뉴스1) 이호윤 기자 = 나비 필레이(Navi Pillay)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202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난 2014년 7월 16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의 프라이버시권’ 보고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6.10.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이호윤 기자

202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국제법률가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Navanethem Navi Pillay)가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평화와 국제법 증진을 위한 노력을 인정해 필라이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필라이는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의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국제사법 체계의 최전선에 서온 인물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가자지구 전쟁 등으로 힘의 논리가 국제 규범을 압도하는 시기에 국제법의 역할을 다시 부각한 수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필라이는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체제 아래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변호했고, 1995년 남아공 고등법원 최초의 비백인 여성 판사가 됐다. 같은 해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ICTR) 재판관에 임명돼 1999~2003년 재판소장을 지냈다.

필라이는 2003~2008년 국제형사재판소(ICC) 항소심 재판관을 지낸 뒤 2008~2014년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맡았다. 이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엔 가자지구 독립조사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민간인 피해와 국제인도법 위반 문제를 조사했다.

이번 수상은 평화가 단순히 총성이 멈춘 상태가 아니라 전쟁범죄와 인권침해를 기록하고 책임을 묻는 제도가 작동할 때 가능하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노벨위원회가 국제법 질서의 약화와 전쟁범죄의 면책 문제를 정면으로 조명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과도 접점이 있다. 필라이는 유엔 인권최고대표 재임 중인 2014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전시 성노예 문제의 포괄적·항구적 해결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듬해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의 인권 과제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에 철저한 조사와 정의 실현을 촉구하며, 피해 여성들이 자유로운 동의를 할 수 없는 강압적 상황에 놓였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에는 개인 208명과 단체 79곳 등 총 287명이 후보로 등록됐다. 상금은 1200만스웨덴크로나(약 16억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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