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는 발목 날렸고, 정치는 발목 잡는다"…철조망 앞 광고판 정체

류원혜 기자
2026.10.12 19:07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로 군 장병들이 다친 가운데 사고의 본질보다 책임 공방에 집중하는 정치권을 비판하는 민간 공익광고가 등장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이제석의 광고 아카이브'

"지뢰는 발목을 날렸고, 정치는 발목을 잡는다."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로 군 장병들이 다친 가운데 사고의 본질보다 책임 공방에 집중하는 정치권을 비판하는 민간 공익광고가 등장했다.

공익광고 전문가 이제석씨가 운영하는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지난 10~11일 경기 김포시와 파주시 등 군사 접경지역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인근 용산공원 일대에서 지뢰 폭발 사고 이후 정치권의 후속 대응을 비판하는 게릴라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광고는 명확한 지휘 체계와 장병 안전 대책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전직 직업군인들과 함께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판에는 군복을 입은 수색 장병이 한쪽 다리에 부상을 입은 채 다른 한쪽 다리로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상단에는 '지뢰는 발목을 날렸고, 정치는 발목을 잡는다'는 문구가 적혔다.

지뢰 폭발로 발생한 신체적 피해와 정치적 대립으로 안보 현안의 해결이 지체되는 현실을 '발목'이라는 표현으로 연결한 것이다.

이씨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 우리 장병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국내에서는 사고 책임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과 진영 간 갈등이 격화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광고판 제작과 설치 과정도 공개했다. 영상에는 용산공원 출입구 인근에 광고판을 설치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이씨는 "답답하고 황망한 군의 마음을 담아 지금 상황을 꼬집는 광고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광고판에 담긴 메시지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며 "왼발, 오른발 맞춰 가야 하는데 우리 국회는 엇박자로 걷고 있다"며 "다리를 절고 있는 건 군인들만이 아니다. 사건의 본질은 사라지고 서로 남 탓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오전 10시50분쯤 경기 파주·연천 일대 서부전선의 육군 제25사단 작전 지역에서 DMZ 내 수색로 개척 작전 중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간부 2명이 중상을,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중상자 중 1명은 발목이 절단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군 당국은 합동 현장 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지난 5일 사고 원인에 대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라고 최종 판단했다. 군은 북한을 향해 다친 장병들에 대한 사과와 정전협정을 위반해 설치한 지뢰의 즉각적인 제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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