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불법도박이 해외 축구팀 유니폼에...'호화 도피' 총책 검거

오문영 기자
2026.10.14 12:00

총책·부총책·개발자 등 3명 검거…2명 국내 송환
검거된 조직 2곳 불법도박 규모 총 3조1000억원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 출범 후 13조4000억대 불법도박 조직 적발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모습. 2026.10.06. kch0523@newsis.com

총 3조1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총책 등 핵심 조직원 3명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붙잡혔다.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UAE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A씨와 부총책 B씨, 개발자 C씨 등 3명을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가운데 B씨와 C씨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A씨는 UAE 측과 협의를 거쳐 조속히 송환할 계획이다.

A씨와 B씨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2조6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고 범죄수익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16년 해외로 도주한 뒤 제3국 여권을 이용해 신분을 세탁하고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도피 과정에서 국내 유명 인사들을 현지로 초청하거나 고급 식당과 유흥업소를 이용하고 명품을 구매하는 등 호화생활을 즐긴 사실이 온라인에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6년에는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BetEast'를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소속팀 유니폼과 경기장에 광고하기도 했다.

함께 검거된 C씨는 지난 7월 총책이 검거·송환된 5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조직에서 사이트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 인물이다.

UAE 당국과의 검거송환 관련 회의를 하는 모습./사진제공=경찰청

경찰과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은 해외 첩보를 수집·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UAE로 이동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후 UAE 당국과 수사정보를 공유하고 합동작전의 필요성을 설득해 현지 검거작전을 추진했다.

정부는 최근 해외 불법 도박조직들이 사이트 운영과 관리를 담당하는 하위 조직원은 동남아시아에 두고, 총책 등 핵심 인물은 자금세탁과 도피가 용이한 다른 국가에 거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조직은 중학생을 불법 도박 영업에 동원하는 등 청소년을 범죄에 끌어들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청소년 도박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교육과 단속뿐 아니라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조직 자체를 와해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에도 10조8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2명을 UAE에서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이번 검거를 포함하면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 출범 이후 적발한 불법 도박조직의 운영 규모는 총 13조400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앞으로도 해외에 거점을 둔 불법 도박조직의 핵심 인물을 집중 추적하고, 자금세탁망과 해외 은닉재산에 대한 수사를 강화해 범죄수익 환수에도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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