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실명까지 나왔다→'성접대 의혹' 4명 조사 착수... "결과 공개 예정" 결국 日축구협회도 움직였다

이원희 기자
2026.08.10 11:49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일본축구협회가 자국 심판 4명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일본 현지 매체는 성접대 가능성이 있는 심판들의 실명을 거론했으며 일본축구협회는 조사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부적절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 /사진=뉴시스 제공

대한축구협회의 외국인 심판 성접대 의혹이 일본 축구계로 확산했다. 일본 현지 보도에서 성접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일본인 심판의 실명까지 거론된 가운데, 일본축구협회(JFA)가 당시 한국 경기를 담당했던 자국 심판 4명을 상대로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9일(한국시간)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한국 언론이 보도한 것과 관련해 일본축구협회가 일본인 심판 4명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일본축구협회는 조사를 마친 뒤 결과를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JTBC는 지난 6일 문화체육관광부가 2016년 작성한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등 비리 조사 결과' 문건에 축구협회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1년간 국가대표팀 경기에 참여한 외국인 심판 등을 상대로 7차례 부적절한 성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문건에 언급된 경기는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올림픽 예선 3경기와 친선경기 4경기 등 총 7경기다. 한국은 의혹이 제기된 7경기에서 5승2무를 기록했다.

2011년 3월 A대표팀 친선경기 온두라스전(4-0 승)을 시작으로 같은 달 올림픽대표팀 중국전(1-0 승), 6월 A대표팀 세르비아전(2-1 승), 9월 2012 런던올림픽 예선 오만전(2-0 승), 10월 A대표팀 폴란드전(2-2 무), 2012년 2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예선 쿠웨이트전(2-0 승), 3월 런던올림픽 예선 카타르전(0-0 무) 등이다.

해당 경기에서는 심판 2~4명 또는 경기 감독관 1명 등을 상대로 부적절한 접대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도통신은 "이 가운데 2012년 열린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한국-쿠웨이트전을 맡았던 일본인 심판진 4명 중 2명이 성접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짚었다.

일부 일본 현지 매체는 성접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심판들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일본 축구 전문매체 '풋볼 트라이브'는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를 담당했던 심판들에게 성접대 의혹이 제기됐다"며 "일본 축구계에 충격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토 류지와 니시무라 유이치 등 일본인 심판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출신 라브샨 이르마토프, 바레인 출신 나와프 슈크랄라의 이름을 거론했다.

일본축구협회 로고. /AFPBBNews=뉴스1

이번 의혹이 제기된 2011~2012년은 정몽규 전 회장 체제가 아닌 조중연 전 회장 재임 기간이다. 문체부 감사와 관련 문건 작성은 정 전 회장 취임 이후인 2016년에 이뤄졌다.

문체부는 당시 복수의 대한축구협회 심판 관련 부서 관계자 진술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협회의 소명 자료 등을 종합해 이 같은 내용을 감사 문건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국인 심판 성접대와 관련한 내용은 당시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정 전 회장이 취임한 2013년 이후에는 이번 의혹과 같은 성접대 관련 법인카드 결제 내역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는 내부 관리 강화와 제도 개선을 통해 부적절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제공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난 8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2026 북중미월드컵 이후 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점을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희 협회는 최근 본연의 기능을 잃고 말 그대로 참담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나 카드 사용은 절대 발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거둔 값진 성과와 노력이 이번 일로 오해받거나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부의 비판과 질타를 전 구성원 모두 가슴 깊이 새기고 철저한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6일 오전부터 충남 천안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구 대한축구협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대한축구협회 사무실의 모습.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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