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감독 10명 중 7명은 K리그의 추춘제 전환에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혹서기 경기력 저하, 선수·관중 안전 문제, 그리고 세계적인 흐름 등 추춘제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는 게 현장 사령탑들의 주된 반응이다. 추춘제 전환을 반대하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우려는 '윈터 브레이크(겨울 휴식기)'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K리그1·K리그2 사령탑 29명 중 21명은 최근 스타뉴스가 진행한 창간 22주년 기획 설문조사에서 K리그 추춘제 전환에 '찬성표'를 던졌다. 남은 8명(27.6%%) 중 뚜렷하게 추춘제 전환에 반대 의사를 밝힌 감독은 5명이었다. 2명은 판단 유보, 1명은 기타 의견을 각각 냈다.
K리그 추춘제 전환을 찬성하는 이유(복수 응답 가능)로는 '혹서기에 저하되는 경기력'이 18표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선수들의 경기력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혹서기에 경기를 피할 수 있는 추춘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사령탑들의 주된 의견이었다.
실제 폭염 속 현장에서는 혹서기 경기가 선수들 체력에 큰 부담이 되고, 이는 보수적인 전술 선택 및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감독들의 아쉬움이 이어졌다. 그리고 결국 이는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 이같은 혹서기 경기력 저하는 K리그 현장 감독들이 추춘제 전환을 바라는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여기에 무더운 날씨 속 관중이나 선수의 안전 문제도 16표로 그 뒤를 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 일치 및 유럽축구 이적시장 일정 일치 필요성을 이유로 추춘제 전환을 찬성한 의견은 각각 11표와 7표였다.
설문에 참여한 K리그 한 구단 감독은 "추춘제 도입을 주장하는 이유로는 혹서기 폭염으로부터 선수들의 건강과 관중들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또 쾌적한 환경에서의 경기력 향상, ACL과 일정 동기화, 유럽 주요 리그 이적 시장과의 주기를 맞춰 K리그의 국제적인 경쟁력과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감독은 "축구 발전을 위해 빠른 고민과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혹서기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와 축구 팬들의 응원 및 경기 관전 환경 등을 고려해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며 "그리고 다른 리그와 시즌을 같이 함으로써 선수 이적 및 선수 수급이 용이해지고 이에 따른 발전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또 "혹서기 경기력 저하 및 관중 안전 문제, 유럽 이적시장과 시기 맞물림 등이 추춘제 전환이 필요한 주된 이유다. 결국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의견을 밝힌 감독도 있었다.
다만 '추춘제 찬성파'들 사이에서도 추춘제 전환 시기를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추춘제 전환에 찬성 의견을 밝힌 21명의 사령탑 가운데 7명은 '최대한 빨리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반해, 14명은 관련 인프라 확충 등 '철저한 준비'가 먼저라고 내다봤다.
K리그 한 감독은 "겨울에 그라운드가 얼면 부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제반 시설 확충, 즉 철저한 준비 이후에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감독도 "추춘제 도입 시기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잔디나 방한 시설 등 관련 인프라 및 제도적 대비책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완벽히 이루어진 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바로 추춘제로 전환하기보다는 데이터를 더 쌓고,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확인하고 인프라 등을 점검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인 감독도 있었다.
물론 K리그 모든 사령탑이 추춘제 전환에 찬성하는 건 아니었다. 29명 중 8명, 특히 이 가운데 5명은 '추춘제 전환 반대' 의견을 뚜렷하게 밝혔다. 추춘제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혹서기와 마찬가지로 혹한기 경기력 저하가 5표로 가장 많았고, 선수단 부상 우려나 겨울철 관중 감소가 4표씩이었다.
추춘제 전환에 반대한 한 감독은 "한파로 인해 잔디가 어는 등 혹한기 운동장 사정에 따른 경기력 저하, 그리고 관중 동원에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감독도 "겨울철 운동장 잔디, 그라운드 상태 및 난방 등에 대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추춘제 전환은 성급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세계적인 흐름에 부합하는 것 또한 맞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기후 여건에 쉽지 않을 듯하다"거나 "우리나라 기후를 봤을 때 겨울 경기 운영에 대한 여러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감독들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추춘제 전환에 찬성하는 감독들 다수는 혹서기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고, 반대로 추춘제 전환에 반대하는 감독들 대부분은 혹한기 경기력 저하를 반대 원인으로 꼽았다. 추춘제 전환에 동의하면서도 전환 시기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힌 감독들의 의견 다수 역시도 혹한기에 따른 문제점들이 자리했다.
추춘제 전환을 전제로 이른바 겨울 휴식기, 즉 '윈터 브레이크'는 혹한기와 관련된 앞선 우려들을 줄이거나 지울 수 있는 핵심이 될 수 있다. 이미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지난 2024년 11월 추춘제 전환 첫 공청회 당시 12월 중순까지 전반기를 치르고, 8주 간 윈터 브레이크를 거쳐 2월 중순 후반기를 재개하는 추춘제 전환 시나리오를 공개한 바 있다. 이미 추춘제로 전환된 J리그 역시도 한겨울엔 윈터 브레이크를 통해 휴식기에 돌입한다.
앞서 연맹이 추춘제 전환 시나리오에 가상으로 설정한 약 8주의 윈터 브레이크 기간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추춘제 전환에 찬성했던 21명 가운데 16명(76.1%)은 8주의 기간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 감독은 "긴 휴식기 동안 자칫 떨어질 수 있는 팬들의 관심도는 활발한 이적시장 스토리텔링이나 동계 기간 내 기타 컵 대회, 팬 참여 이벤트 등 다양한 오프시즌 콘텐츠를 통해 충분히 집중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반대로 8주의 윈터 브레이크 기간이 너무 길다는 감독은 3명이었고, 이 가운데 한 감독은 구체적으로 4~6주면 윈터 브레이크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감독은 "윈터 브레이크 이후 잔여 경기 스케줄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윈터 브레이크로 인해 주중 경기가 많아지고 선수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면, 브레이크 기간을 더 짧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반대로 8주보다 윈터 브레이크가 더 길어야 한다는 의견도 1명 있었다.
경기력이나 그라운드 상태 등을 추춘제 전환 반대 사유로 꼽았던 감독들에게는, 이같은 윈터 브레이크가 입장을 바꿀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실제 추춘제 전환에 반대한 한 감독은 "혹한기에 운동장 사정이 얼었을 때 경기력 저하나 관중 동원에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는데, 이는 윈터 브레이크가 해답이 될 수 있는 셈이다.
K리그 한 구단 감독은 "추춘제는 선수와 관중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국제 축구계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한다"면서 "기존 춘추제만의 특별하고 대체 불가한 장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연맹과 구단이 지혜를 모아 시행착오를 선제적으로 대비하며 선진적인 시스템으로 과감히 나아가는 것이 K리그 발전을 위한 옳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