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시즌 투구 이닝은 고작 5⅔이닝이었다. 그런데도 KT 위즈는 수원 지역 명문 유신고 좌완 이승원(18)의 가능성에 전체 5순위 지명권을 걸었다.
KT는 2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이승원을 지명했다. 나도현 KT 단장이 직접 유신고 좌완의 이름을 불렀다.
전면드래프트 체제에서 연고 지역 선수를 우선 지명할 수 있는 권리는 없지만, 수원을 연고로 하는 KT가 같은 수원에 자리한 유신고의 특급 좌완을 품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이승원은 지명 후 "재활하면서 힘든 시간이 많았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다"며 "유신고 선수들과 힘든 시간을 다 같이 이겨냈고 버텼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원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평가가 엇갈린 상위권 유망주 중 하나였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190㎝의 큰 키를 지닌 좌완으로, 1학년 때부터 안정적인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자유롭게 섞었고 어린 나이에도 타자의 반응에 따라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2학년이 되면서 구속까지 상승했다. 1학년 때 시속 130㎞대 초반에 머물던 직구 최고 구속은 144㎞까지 올랐다. 지난해 이마트배 휘문고전에서는 6이닝 동안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고 9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팔꿈치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MCL) 수술을 받았고 긴 재활에 들어갔다.
3학년 시즌 복귀에는 성공했지만, 실전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올해 최종 성적은 6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 5⅔이닝 1볼넷 6탈삼진. 수술 후 건강과 구속 상승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완전히 지우기에는 표본이 너무 적었다. 그럼에도 스카우트들의 평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던 건 이승원이 이미 저학년 때 보여준 완성도 때문이었다.
한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는 앞서 스타뉴스에 "이승원은 1학년 때 보여준 모습이 너무 좋았다. 수술하기 전에 구속이 안 나왔다고 해도 1학년 선수 치고 많이 나온 편이었고, 요즘은 그만큼 제구가 되는 선수가 많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말 눈에 띄게 제구와 운영 능력이 좋은 편이었다. 1학년 때 이미 완성도가 높은 편이어서 여기에 힘이 붙으면 어떨까 스카우트들끼리 많이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KT 역시 짧았던 3학년의 5⅔이닝보다 그 이전 2년 동안 확인한 가능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준 셈이다. 키 190㎝의 체격, 좌완이라는 희소성, 안정적인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을 두루 갖췄다. 팔꿈치 수술 이후 건강하게 성장한다면 선발 자원으로 키울 수 있다는 기대도 여전히 살아 있다.
2027 KBO 신인드래프트는 전면 드래프트로, 지명은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이뤄진다. 2025년도 구단 순위의 역순인 키움-두산-KIA-롯데-KT-NC-삼성-SSG-한화-LG 순서로 지명권을 행사한다.
KBO 규약에 따라 2027 신인 지명권 거래는 하나뿐이다. 지난해 11월 25일 NC 다이노스가 포수 박세혁(36)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하면서 3라운드 27번 지명권을 가져왔다. 이에 따라 NC가 12명, 삼성이 10명, 다른 8개 구단은 각각 11명 등 총 110명이 지명된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지명 대상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91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32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43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20명 등 총 128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