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36·KT)의 이적 후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하던 두산 베어스 3루 자리에 강력한 후보가 등장했다. 전체 2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은 서울고 김지우(18)는 '두목곰' 김동주(50)의 파워와 허경민의 수비력을 합친 특급 3루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김지우는 2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3년 연속 야수를 지명하게 됐다"며 김지우를 지명했다. 1라운드에서 야수를 택한 건 단 3팀에 불과했고 두산은 가장 먼저 야수를 뽑았다. 상위픽임에도 재능 많은 투수들을 포기하면서까지 김지우를 반드시 데려와야 했다는 뜻이다.
김지우는 메이저리그(MLB) 복수의 구단들로부터 150만 달러(약 20억 6200만원)의 제안도 받았지만 고개를 가로저었다. KBO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겠다는 뜻이 완고했다.
김지우는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야수 중 하나로 투타에서 모두 활약했지만 야수로서 재능이 더 뛰어났고 애착도 더 컸다. 올해 타자로 14경기에서 타율 0.422(45타수 19안타), 2홈런 19타점 12득점 2도루, 출루율 0.444, 장타율 0.689, OPS(출루율+장타율) 1.133으로 맹활약했다. 투수로는 8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91, 11⅓이닝 15탈삼진을 기록했다.
두산은 "준비하고 기대했던 대로 11라운드까지 두산의 미래들을 지명해 만족스러운 드래프트였다"며 "상위 라운드에서 야수를, 이후 라운드에서 다음 세대를 대비할 투수를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연속 1라운드 야수 지명은 김지우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30홈런 이상의 거포로 성장해 새 잠실야구장의 얼굴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기대가 큰 거포 자원이다. 김지우는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포지션도 야수였고 더 자신 있다. 항상 꿈을 야수로 그렸기 때문에 그렇게 불러주셨을 때 너무 감사했다"며 "미국에서 건넨 조건이 정말 좋았음에도 어릴 때부터 KBO리그의 열기를 느끼고 꿈꾸던 무대에서 뛰고 싶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 야구장에서 경기를 하기 위해 10여년 동안 야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에 거포 3루수는 잊혀진 존재였다. 두산에서만 16시즌을 뛰며 273홈런을 날리고 통산 타율 0.309를 기록한 김동주 은퇴 후 허경민이 전성기의 주역으로 활약했지만 거포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마저도 팀을 떠나며 두산의 3루는 고민거리가 됐다.
확실한 장타력과 강력한 어깨를 갖춘 김지우는 김동주, 허경민에 이어 두산의 3루 자리를 오랫 동안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지우는 "파워가 장점이지만 공수주를 두루 갖춰야지 더 빛난다고 생각한다"며 "파워를 살리고 다른 장점도 살려서 다양하게 잘하는 선수가 될 수 있게 훈련하고 있다. 3루수가 제일 자신 있고 내보내주시면 야수 포지션 어디든지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내년 시즌 1군에서 최대한 많이 뛰고 싶다는 김지우는 전체 1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하현승(부산고)에 대해 "제가 더 발전해야 될 것 같다. 현승이는 이번 대회 너무 잘 보여줬다. 제가 내년에 더 보여줘야 경쟁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원래는 곽빈 선수와 맞붙고 싶었는데 같은 팀 선배가 됐다. 안우진(키움) 선배님과 키움의 (하)현승이를 만나보고 싶다. 현승이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