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23·KIA 타이거즈)에게는 불공평하다."
KT 위즈 외국인 타자 힐리어드(32)에게 '홈런왕 경쟁'에 대해 묻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지난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T가 SSG 랜더스를 8-2로 꺾은 직후였다.
힐리어드는 이날 4-2로 앞선 9회초 상대 투수 전영준으로부터 중월 만루 홈런을 때렸다. 시즌 38호로 홈런 선두 김도영(40개)과 2위 오스틴(33·LG 트윈스·39개)을 바짝 추격했다.
"김도영과 이제 2개 차이가 됐다"는 질문에 힐리어드는 "김도영에게는 불공평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가 1위를 달리고 있는데, 현재 아시안게임(AG)에 참가 중이다"라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김도영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뛰느라 정규시즌 7경기가량을 결장하게 돼 홈런왕 레이스에서 불리하고, 이는 곧 '불공평한 경쟁'이라는 이야기였다. 제쳐야 할 상대를 오히려 감싸면서 진정한 스포츠맨십과 품격을 보여주는 모습이 돋보였다.
힐리어드는 이어 "진심으로 기록에 대해서는 의식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부분에만 집중하겠다"며 "물론 홈런 타이틀을 딴다면 굉장히 기쁠 테지만, 최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통산 332경기에서 181안타 44홈런 107타점, 타율 0.218을 기록한 힐리어드는 올 시즌 KT에 합류해 '효자 외인'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홈런뿐 아니라 타점도 120개로 1위 오스틴(122개)을 2개 차로 쫓고 있고, 장타율(0.582) 3위, 득점 4위(103개) 등 KT의 선두 질주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 있다.
힐리어드는 타점왕 경쟁에 대해서도 "당연히 제가 타점을 내야 하는 위치에 있고, 또 팀 동료들이 많이 출루를 해주기 때문에 그만큼 타점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해 감사하다"며 "어떻게 보면 더 많은 타점을 냈어야 하는데 좀 아쉬운 부분도 사실 있다. 앞으로도 제가 맡은 역할에 최대한 충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팀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내년 시즌에도 KT 유니폼을 입은 힐리어드를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힐리어드는 "팀과 코칭스태프가 저를 믿어주시는 것에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가능하다면 내년에도 KT에서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