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은 더 크게 다가와서,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입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준결승(4강) 한일전이 열린 23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 1단식 주자로 나서 기선 제압에 성공한 안세영(삼성생명)은 단체전 금메달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숱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안세영이지만, 단체전 금메달은 그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안세영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혼자서 출전하는 개인전이 대부분이다. 단체전은 1년에 몇 번 없다. 특별해서 더 애정이 가는 대회다. 그래서 더 우승하고 싶다"면서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정말 힘을 합쳐야 이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고 했다. 더구나 지난 2022 항저우(중국) 대회 때 단체전 정상에 섰던 경험이 있는 터라, 2연패에 도전하는 이번 대회 단체전 금메달 도전은 더욱 욕심이 날 만했다.
'세계 3위'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1단식 임무를 마친 안세영은 코트 뒤쪽에 앉아 언니들을 응원했다. 단체전은 단식과 복식을 번갈아 최대 5경기를 치르고, 먼저 3승을 따내는 팀이 승리한다. 안세영이 먼저 1승을 거둔 가운데 남은 4경기에서 절반만 승전고를 울리면 한국 대표팀은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파이널 게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안세영이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서도 목청껏 응원에 나선 이유였다.
그러나 안세영의 승리 기세를 후속 주자들이 좀처럼 이어가지 못했다. 앞서 공희용이 부상으로 낙마한 데 이어, 세계랭킹(12위)이 두 번째로 높은 김가은마저 이날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까지 더해졌다. 결국 한국은 안세영의 승리 기세를 잇지 못한 채 결국 패배했다. 2복식 백하나-이소희 조, 3단식 심유진, 4복식 정나은-김혜정 조까지 모두 0-2로 완패했다. 매 경기, 매 게임마다 상대와 치열하게 맞섰고, 끈질기게 추격했으나 마지막 집중력에서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물론 동메달 역시도 물론 값진 결실이지만, 이번 대회 목표가 '금메달'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이기도 하다. 안세영이 한국 대표팀의 4강 탈락이 확정되자마자 잔뜩 굳은 표정으로 가장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간 것도 같은 이유였다. 이번 대회 금메달에 대한 의지가 컸고, 또 그만큼 간절했던 터라 아쉬움의 크기도 클 수밖에 없었다.
대신 안세영은 단체전 아쉬움을 개인전에서 털어낼 수 있다. 25일부터 여자 단식 등 배드민턴 종목 개인전 64강을 시작으로 29일엔 대망의 결승전이 열린다. 안세영은 지난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여자 단식 개인전 2연패에 도전한다. 단체전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국 배드민턴 최초의 역사에 도전하게 될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