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옌청(25·한화 이글스)도 린위민(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아니었다. 좀처럼 정보를 찾기 힘든 20세 우완 초신성 린이웨이(합작금고)에게 꼼작 못하고 당했다. '제2의 왕옌청'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진다.
린이웨이는 28일 대만 매체 ET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거부감은 없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외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5연패에 나섰다. 이를 위해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손꼽힌 대만을 넘어서야 했고 그 상대 투수로는 한국 야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왕옌청 혹은 이미 한국 타자들을 괴롭힌 적이 있던 린위민이 등판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다. 호리호리한 체격의 20세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독특한 키킹 동작으로 한국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2회 수비 실책으로 인해 1실점했지만 5회까지 자책점은 0이었다. 73구를 던지며 5이닝을 책임졌고 피안타는 단 하나에 불과했다. 프로로만 구성된 한국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린이웨이가 물러난 뒤 대만 불펜이 흔들렸다. 이후 4점을 더 빼앗기며 결국 한국에 0-5로 졌다. 그는 일본과 슈퍼라운드 경기에서도 구원 등판해 2이닝을 책임졌고 다시 1실점했지만 이 또한 비자책이었다. 이번 대회 7이닝을 투구하며 자책점은 0이었다.
대회 결과는 아쉬웠지만 린이웨이라는 또 다른 투수를 발견한 대만이다. KBO 구단들과 팬들로선 왕옌청을 떠올리게 됐다. 아직 프로에도 가지 못한 선수이기에 아시아쿼터로 충분히 긁어볼 만한 복권이라는 생각이 이어질 수 있었다.
매체는 "이미 KBO 아시아쿼터 관찰 명단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최근 대만과 일본의 경기에서 구원 등판했을 때엔 관중석에서 일본프로야구(NPB) 스카우트들이 그를 지켜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린이웨이에게도 매우 의미 깊은 대회였다. 그는 "놀라운 여정이었다"며 "원래 내 실력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막상 마운드에 올라 준비한 것들을 던져보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프로 강타자들과 맞설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동안 여러 방면에서 열심히 준비해 온 내 자신에게 감사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직은 해외 진출이나 향후 거취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린이웨이는 해외 진출에 대한 질문에 "말하기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들을 잘 해내는 데 집중하고 싶다. 성적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눈에 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해외 리그에 대한 관심은 분명하다. 린이웨이는 이번 대회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매체는 "한국전을 마친 며칠 뒤 린이웨이는 왕옌청, 쉬샹성 등 해외 리그 경험이 있는 투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해외 리그의 환경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올해 대만프로야구(CPBL)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으나 그는 1년을 더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당초 정해둔 목표가 있기 때문이었다. 2024년 고등학교 졸업 당시 CPBL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끝내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고 이후 대학에 진학한 뒤 '3년'이라는 구체적인 기한을 정하고 단계별 목표를 세워놨다.
그는 "올해는 우선 아시안게임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연말에 있을 23세 이하(U-23) 대회까지 무사히 마치는 것이 목표"라며 프로 도전은 내년으로 미뤄뒀다. 다만 그 무대가 대만이 될지, 한국 혹은 일본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