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마저' 완벽한 안세영, 패배 선수 위한 박수 유도에 인터뷰 중 언급까지 [이치노미야 현장]

이치노미야(일본)=김명석 기자
2026.09.30 00:03
안세영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대회 최초 2연패와 무실 게임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직후 안세영은 상대 선수인 야마구치를 향해 관중들의 박수를 유도하며 패자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었다. 인터뷰에서도 야마구치와 천위페이의 실력을 치켜세우며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진정한 선수의 면모를 드러냈다.
안세영이가 29 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를 2-0으로 셧아웃시키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6.09.29.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안세영(24·삼성생명)의 포효가 체육관을 채웠다. 2026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우승 직후다. 3년 전 열린 2022 항저우(중국)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초의 여자단식 2연패 대업을 달성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안세영은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를 2-0(21-17, 21-9)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안세영은 이번 대회 32강부터 결승까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무실 게임 '퍼펙트 우승'과 함께 최초의 2연패 대기록까지 달성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안세영은 특유의 포효와 함께 금메달 기쁨을 만끽했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누볐고, 관중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제스처 등 기쁨을 표출했다. 그런데 단순히 세리머니에만 집중한 건 아니었다. 경기를 마친 뒤 경기장 한 편에 서 있는 야마구치를 발견하자, 안세영은 그를 손으로 가리킨 뒤 관중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홀로 금메달 기쁨을 만끽하고, 야마구치와는 인사만 나누는 정도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안세영은 홈팬들 앞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싸워준 야마구치가 일본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장을 직접 마련해 줬다. 덕분에 일본 팬들은 물론 안세영을 응원한 일부 한국 팬들도 안세영뿐만 아니라 야마구치를 향해서도 값진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

안세영이가 29 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를 2-0으로 셧아웃시키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6.09.29.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안세영의 '인성'은 비단 코트 위에서만 빛난 게 아니었다. 그는 결승전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결승 상대인 야마구치, 그리고 4강전 상대였던 천위페이(중국)를 언급하면서 그들을 치켜세웠다. 승패와 실력을 떠나 상대 선수들에 대한 존중을 제대로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했다.

안세영은 "결승전 내내 워낙 많은 고민을 했다. 야마구치 선수가 워낙 수비도 좋고 빨리 뛰는 선수다 보니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또 "매 순간이 고비였다. 많이 고민하면서 공을 치고, 계속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다"면서 야마구치와 맞대결이 까다로웠다고 재차 강조했다.

자신의 약점에 관한 질문에는 4강 상대이자 과거 자신이 유독 약했던 천위페이를 언급하면서 "저는 여전히 공격력이 부족하다. 천위페이 선수는 어느 각도든 다 정확하게 (공격이) 들어올 수 있지만 저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천위페이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자연스레 안세영은 압도적인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갖춘, 그야말로 진정한 역대 최고의 선수로 자리 잡아가는 모양새다. 일본 매체 주니치스포츠에 따르면 이날 야마구치는 현지 인터뷰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싸웠다. 선수로서 '어쩔 수 없다'고 하면 안 되겠지만,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거 같다"며 안세영과의 결승전 완패를 인정하면서 "하지만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건 나에겐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안세영이가 29 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일본 야마구치 아카네를 2-0으로 셧아웃시키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6.09.29. /사진=강영조 camera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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