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부산 KCC가 달라진 모습으로 왕좌 수성에 나선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KCC는 3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창원 LG를 상대로 2026~202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우승 멤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핵심이었던 송교창과 최준용이 동시에 팀을 떠나면서 전력 약화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송교창은 일본프로농구 오사카 에베사로 이적했고, 최준용은 미국 무대 도전을 위해 임의해지 신분이 됐다. 공수에서 비중이 컸던 두 장신 포워드가 한꺼번에 이탈하면서 KCC로서는 쉽게 메우기 힘든 공백이 생겼다.
그래도 KCC에는 여전히 허씨 형제가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허훈은 변함없이 KCC의 공격을 조율할 핵심 가드다.
새 시즌 주장 완장을 찬 허웅 역시 중요한 순간 득점을 책임질 해결사다. 송교창과 최준용이 빠진 만큼 두 형제가 공격에서 짊어져야 할 몫은 더욱 커졌다.
오픈매치에서는 두 선수 모두 정상적으로 경기 감각을 점검하지 못했다.
허훈은 허리 부상으로 오픈매치 2경기에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허웅은 지난달 25일 LG전에서 9점 2도움 2스틸을 기록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 다음 경기인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는 휴식을 취했다.
다행히 장기 이탈로 이어질 정도의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시즌 초반부터 다시 정상 전력에 합류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농구의 12년 만의 금메달에 힘을 보탠 베테랑 빅맨 장재석도 든든한 자원이다.
또 한 명 눈여겨볼 선수는 윤기찬이다.
프로 2년 차를 맞은 194㎝ 포워드 윤기찬은 송교창과 최준용의 빈자리를 메울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비시즌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38경기에 출전해 평균 6.3점 2.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많은 기대를 받은 가운데 윤기찬 역시 슛 밸런스와 개인 기량을 가다듬으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실전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윤기찬은 지난달 25일 LG와의 오픈매치에서 36분19초를 뛰며 13점을 기록했다. 3점슛 2개를 터뜨렸고 리바운드 3개, 어시스트 2개도 보탰다.
KCC는 당시 LG에 82-88로 패했지만 윤기찬의 활약은 분명한 수확이었다. 오픈매치 2경기 평균 기록은 6.5점 2.5리바운드다.
한국가스공사전에서는 김동현이 9점을 기록하는 등 국내 선수들이 주축들의 공백 속에서 기회를 받았다. 긴 정규리그를 버티기 위해서는 허훈과 허웅뿐 아니라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반드시 필요한 만큼 긍정적인 신호다.
외국인 선수들의 위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 시즌 우승에 크게 기여한 숀 롱은 다시 KCC와 손을 잡았다. 숀 롱은 지난 정규리그 54경기에서 평균 19.5점 12.5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평균 18.4점 13.4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우승 공로를 인정받아 재계약에 성공했고, 올 시즌에도 KCC의 1옵션 외국 선수로 나선다.
새 얼굴 루이스 킹도 일찌감치 기대감을 키웠다. 미국프로농구(NBA)와 G리그, 중국 무대를 경험한 킹은 외곽슛과 일대일 공격 능력을 두루 갖춘 포워드로 평가받는다.
오픈매치에서는 이를 기록으로 증명했다.
킹은 LG전에서 30분59초를 뛰며 무려 32점 15리바운드를 폭발시켰다. 이어 한국가스공사전에서도 23점 8리바운드를 올리며 2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숀 롱도 LG전에서 13점 6리바운드, 한국가스공사전에서는 21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올 시즌부터는 2, 3쿼터에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코트를 밟을 수 있다. KCC 입장에서는 킹과 롱을 동시에 투입해 송교창과 최준용이 빠진 높이와 득점력의 공백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는 카드다.
물론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KCC는 오픈매치에서 2전 전패를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완전체 전력은 아니었지만 새롭게 구성된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하지만 KCC에는 열정적인 부산 팬들이 있다.
지난 오픈매치 LG전에는 2997명, 한국가스공사전에는 2281명이 사직실내체육관을 찾았다. 공식 개막전에서는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은 디펜딩 챔피언에게 또 하나의 힘이 될 수 있다.
이상민 감독도 새 시즌을 앞두고 팬들에게 더 즐거운 농구를 약속했다.
이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지난해 '슈퍼팀'이라는 수식어로 부담이 컸지만, 올해는 즐거운 농구로 더 좋은 결과와 재미를 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