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향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의 조국 스위스에서부터 균열이 커지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토트넘 출신 전 수비수 라몬 베가가 내년 FIFA 회장 선거에서 같은 스위스 출신인 인판티노 회장과 맞붙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베가는 현재까지 인판티노 회장에게 공개적으로 도전 의사를 밝힌 첫 인물이다.
1971년생인 베가는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스위스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클럽 무대에서는 이탈리아 칼리아리, 잉글랜드 토트넘과 왓포드, 스코틀랜드 셀틱 등을 거쳤다.
1999년 토트넘 소속으로 리그컵 우승을 경험했고, 2000~2001시즌에는 셀틱의 스코틀랜드 리그·스코틀랜드컵·리그컵 트레블 달성에도 힘을 보탰다.
베가는 출마 선언과 함께 현 FIFA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내 목표는 분명하다. 축구와 이 스포츠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축구 가족을 다시 하나로 모으고, 진정성 있고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싶다"며 "FIFA를 21세기에 맞게 현대화하고 안정성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가는 2015년, 2019년, 2022년에도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검토했지만 실제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인판티노 체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베가는 "축구는 회장이나 대륙연맹, 행정가들의 것이 아니다. 축구는 그 어떤 직책이나 개인, 기관보다 더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축구는 사람들의 스포츠다. 선수와 감독, 심판, 팬, 자원봉사자, 클럽, 리그, 축구협회, 그리고 축구에 생명을 불어넣는 모든 공동체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지도부는 축구계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며 "허술한 지배구조가 FIFA의 신뢰성을 훼손했고 전 세계 축구계의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인판티노 회장에게 더욱 뼈아픈 것은 베가 역시 스위스 출신이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달 스위스축구협회도 인판티노 회장의 차기 FIFA 회장 선거 출마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FIFA의 리더십과 지배구조, 투명성, 의사결정 과정 등에 대한 우려가 그 이유였다.
스위스뿐만 아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프랑스, 세르비아를 비롯한 여러 유럽 국가 축구협회도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여기에 같은 스위스 출신 전 국가대표 베가까지 FIFA 회장직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인판티노 회장을 향한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