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의 거듭된 부진에도 불구하고 4경기 만에 디비전 시리즈를 끝냈다. 포스트시즌 역대 통산 승수 단독 2위로 올라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다저스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치러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26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을 4-1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올랐다.
이로써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 통산 72승째를 기록, 토니 라루사 전 감독(71승)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2위가 됐다. 뉴욕 양키스를 4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조 토레 전 감독의 84승에 12승 차이로 따라붙었다.
이날 4차전은 로버츠 감독 용병술의 승리였다. ‘캘리포니아 포스트’는 로버츠 감독의 애칭 ‘닥(Doc)’과 10월 ‘옥토버(October)’를 합쳐 ‘닥토버(Doctober) 클래식’이라고 표현하며 가을야구에서 로버츠 감독의 마법이 또 한 번 재현됐다고 치켜세웠다.
투수 교체부터 과감했다. 로버츠 감독은 1실점으로 막던 선발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5회 2사 1,2루에서 교체했다. 1-1 동점에서 글래스노우가 볼넷 2개로 주자 쌓자 투구수 78개에 내리며 불펜을 가동했다. 좌완 알렉스 베시아가 좌타자 맷 올슨을 2루 땅볼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베시아(⅔이닝), 에드가르도 엔리케즈(1⅔이닝), 태너 스캇(1이닝), 에드윈 디아즈(1이닝)로 이어진 불펜이 4⅓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애틀랜타 타선을 봉쇄했다. 평균자책점 8점대(8.68)로 크게 부진했던 디아즈를 시즌 막판부터 살려 쓰더니 NLDS 3~4차전 연속 세이브 투수로 만들었다.
결승점을 낸 7회에는 대타 작전이 통했다. 2사 2루에서 3차전 결승 홈런을 터뜨린 ‘가을 사나이’ 키케 에르난데스를 빼고 신인 호수에 데폴라를 대타로 투입했다. 데폴라는 애틀랜타 필승조 디디에르 푸엔테스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4개의 볼을 침착하게 잘 골라내며 1,2루 찬스를 연결했다.
카일 터커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만루에선 앤디 파헤스가 바뀐 투수 로베르트 수아레즈의 시속 99.7마일(160.5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3-1로 달아났다. 1~2차전에서 7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3~4차전에도 선발로 밀어붙인 로버츠 감독 믿음이 적중한 순간이었다.
시즌 막판 무릎 통증으로 부진했던 프레디 프리먼도 이번 NLDS 4경기 타율 2할6푼7리(15타수 4안타) 2홈런 2타점 OPS 1.020으로 살아났다. 애매한 송구도 안정적인 포구로 걷어낸 1루 수비도 든든했다. 반면 시즌 막판부터 무릎과 이두근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오타니는 NLDS 4경기 타율 1할5푼4리(13타수 2안타) 무홈런 무타점 2볼넷 4삼진 OPS .421로 크게 부진했다. 타순도 2번에서 5번, 4번으로 조정됐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포스트는 ‘오타니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쳐 최근 22경기에서 홈런 없이 1타점만 올렸다. 이건 단순한 슬럼프가 아니다. 최고 선수가 전성기 나이에 심각한 문제 없이 이렇게 오랫동안 타격 부진을 겪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도 ‘오타니는 4차전에도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안타를 칠 필요도 없었다. 로버츠 감독이 경기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치켜세웠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할 준비가 된 선수가 많을수록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감독으로서 내 역할은 선수들의 마음가짐과 언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파악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선수들은 100% 경기에 몰입해 있다. 감독으로서 그 점이 너무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그는 선수들과 두터운 신뢰 관계를 구축한 비결에 대해 “테리 프랑코나, 짐 트레이시, 브루스 보치, 버드 블랙 감독 밑에서 보고 배웠다. 프랑코나 감독은 선수들과 카드 게임을 했고, 보치 감독은 맥주를 같이 마셨고, 트레이시 감독은 자신의 결정 이유를 선수들에게 항상 설명해주곤 했다. 여러 감독들을 보면서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오타니를 향한 믿음도 확고하다. 오타니 기용과 관련 질문에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를 계속 기용해야 한다. 라인업에 넣는 것은 그 선수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앞으로 8승을 더 거두기 위해선 오타니가 꼭 필요하다. 상대가 누구든 오타니가 라인업에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크다. 그는 언제든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난 그가 계속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신뢰를 강조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