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하나는 무조건 삐끗! 후라도 '승률왕' vs 고영표 '다승왕' 두고 잔인한 맞대결→순위 확정에도 흥미롭네

박수진 기자
2026.10.11 06:43
삼성 라이온즈의 후라도와 KT 위즈의 고영표가 11일 대구에서 개인 타이틀을 걸고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후라도는 이날 승리 시 10승 2패로 승률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며, 고영표는 승리 시 15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르게 된다. 양 팀 감독은 순위 확정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실전 감각 유지와 타이틀 도전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11일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후라도(왼쪽)과 고영표. /사진=스타뉴스

팀 순위는 모두 정해졌지만, 마운드 위 열기는 가을야구 못지않게 뜨겁다. 11일 대구에서 개인 타이틀을 건 '선발 투수 에이스'들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삼성 라이온즈의 아리엘 후라도(30)와 KT 위즈의 고영표(35)가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맞대결에 나란히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미 우승을 확정 지은 KT와 2위 삼성 모두 최종 순위가 확정된 상태라 경기 결과에 따른 팀 순위 변동은 없다. 하지만 두 선발 투수의 어깨에는 각각 '승률왕'과 '다승왕'이라는 굵직한 타이틀이 걸려 있다.

후라도는 이번 시즌 승률 타이틀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이번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중인 후라도는 현재 규정 요건 충족을 눈앞에 두고 있다. KBO 리그는 1989년부터 규정이닝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를 대상으로 최고 승률을 가린다.

현재 이 부문 1위는 14승을 올리며 승률 0.737을 기록 중인 두산 베어스 최민석이다. 하지만 후라도가 이날 승리를 따내 10승 2패(승률 0.833)를 달성하면, 단숨에 기준 요건인 10승을 채우며 최민석을 제치고 승률왕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후라도의 등판을 전폭 지원했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라도의 11일 선발 내정 사실을 알리며 "플레이오프까지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실전 감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중간에 (후라도가) 6주 정도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무리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선수의 강력한 의지도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진만 감독은 "후라도 본인의 개인 기록에 대한 목표도 있고, 마운드에서 직접 던지고 싶다는 의지 역시 워낙 강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승률왕에 도전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다.

KT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 역시 대기록에 도전한다. 이번 시즌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견고한 피칭을 이어온 고영표는 이날 승리를 수확할 경우 시즌 15승 고지에 오른다. 15승을 달성하면 LG 트윈스 임찬규(15승)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오르며 생애 첫 다승왕 타이틀을 나눠 갖게 된다.

KT 이강철 감독 역시 에이스의 타이틀 도전에 힘을 실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타이틀 홀더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은)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타이틀이 걸려 있는 만큼 팀에서도 만들어주고 신경을 써줘야 한다"라며 "상황에 따라서는 중간 계투로라도 투입해 승리를 챙겨줘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라고 웃으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고영표는 지난 3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8일 만에 등판한다.

두 투수의 맞대결 전적도 흥미롭다. KBO 정규리그 역사에서 두 선수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 것은 딱 한 번뿐이었다. 지난 2025년 5월 15일 포항 경기에서 나란히 선발로 나섰는데, 당시에는 후라도가 6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고영표는 4이닝 6피안타 5실점(4자책)으로 흔들리며 패전을 떠안았다. 약 1년 5개월 만에 성사된 통산 두 번째 맞대결에서 고영표는 설욕과 다승왕 등극을, 후라도는 상대 전적 우위 유지와 승률왕 타이틀을 정조준한다.

팀의 가을야구 준비와는 별개로, 개인 커리어의 정점을 찍을 수 있는 타이틀이 걸린 만큼 두 투수 모두 전력투구를 피할 이유가 없다. 둘 중 한 명은 아쉬움을 삼켜야 하는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마지막 승리의 미소를 지을 주인공이 누가 될지 팬들의 시선이 대구로 쏠린다.

2025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전이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 후라도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kim.jinkyung@
KT 사이드암 고영표가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와 한화이글스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역투하고 있다. 한화는 화이트가 선발로 나섰다. 2026.07.31. /사진=강영조 camera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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