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예스·두산 팬들 '진정한 리스펙트'... 박수와 인사로 감동 나눴다

신화섭 기자
2026.10.13 10:45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롯데 레이예스가 시즌 211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레이예스가 안타를 때리자 롯데 팬들뿐만 아니라 상대 팀인 두산 팬들도 박수를 보내며 경이로운 기록에 찬사를 보냈다. 레이예스는 대주자와 교체되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두산 관중석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롯데 레이예스가 12일 잠실 두산전 8회초 교체되며 1루쪽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OSEN

원정팀 타자가 안타를 때렸는데 홈팀 팬들이 박수를 쳤다. 선수는 상대 팀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화답했다.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훈훈한 풍경이다.

이날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되는 잠실구장의 '역사적인'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그와 함께 이미 한 시즌 최다 안타를 돌파한 롯데 레이예스(32)가 과연 자신의 기록을 얼마나 늘릴지도 큰 관심사였다.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레이예스는 2회와 4회 연달아 중전 안타를 때렸다. 6회에는 좌월 홈런으로 시즌 210번째 안타를 장식했다.

12일 두산전 6회 솔로 홈런을 치고 홈인하는 레이예스(위).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롯데가 7-4로 앞선 8회초 1사 1루. 레이예스가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볼카운트 0-1에서 상대 투수 김영현의 가운데 높은 직구(시속 143㎞)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날 경기에서만 4번째 안타, 시즌 기록은 211개로 늘어났다.

이때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3루쪽 롯데 팬들뿐 아니라 1루쪽 두산 응원석에서도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자신의 응원 팀 투수가 안타를 맞았는데도 박수를 치다니.... 물론 이미 두산의 순위가 확정돼 승패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경기이기도 했지만, 레이예스의 놀라운 집중력과 경이로운 타격 기술에 상대 팀 팬들조차 찬사와 감탄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

감동은 이어졌다. 곧이은 나승엽 타석 때 롯데는 레이예스 대신 박찬형을 1루 대주자로 내보냈다. 롯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레이예스를 향해 이번에도 3루뿐 아니라 1루 관중석에서도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그러자 레이예스는 먼저 3루쪽 롯데 팬들에게 고개를 숙인 뒤 몸을 돌려 1루쪽 두산 관중에게도 정중하게 인사했다.

레이예스가 12일 경기 후 시즌 211번째 안타 기념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두산 팬들, 그리고 레이예스 모두 서로에게 '진정한 리스펙트(respect·존경, 존중, 경의)'를 보내준 것이다.

경기 후 레이예스는 이에 대해 "야구장에 찾아와 주신 모든 팬분들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표시였다"며 "두산 팬들 역시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셨고, 프로 선수로서 마땅히 표현해야 할 도리이자 매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 편, 네 편'을 가르고 '남 탓'만을 앞세우는 각박한 세상, 45년간 팬들과 함께한 잠실구장은 이렇게 감동과 미소를 남기며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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