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한 공격 여파가 축구를 넘어 테니스까지 번지고 있다.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연기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이 출전하는 '식스 킹스 슬램'은 이미 일정 연기를 결정했다.
로이터는 15일(한국시간) "당초 10월 열릴 예정이었던 식스 킹스 슬램이 오는 12월 27일부터 30일까지로 연기됐다"고 전했다.
최근 사우디에서 발생한 공격에 따른 안전 우려 때문이다.
지난 11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국제공항이 공격을 받아 최소 12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이번 사건에 대해 "사우디에서 최근 10여 년 사이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스포츠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식스 킹스 슬램 대회 조직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대회 개최와 관련한 운영 및 물류상의 어려움과 이것이 관중 경험의 질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평가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최고 수준의 스포츠 이벤트를 제공하려는 리야드 시즌의 의지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식스 킹스 슬램은 당초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출전 선수들의 이름값도 화려하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를 비롯해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야니크 시너(이탈리아)는 부상으로 불참을 선언했다.
식스 킹스 슬램은 막대한 상금으로도 유명한 이벤트 대회다. 알카라스는 2024년 대회에서 나흘 동안 150만 달러(약 21억원)를 벌었다. 당시 그는 막대한 상금이 대회 출전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안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축구계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사우디는 오는 2027년 처음으로 아시안컵을 개최한다. 24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는 내년 1월 7일 개막해 리야드, 제다, 알코바르 등 3개 도시 8개 경기장에서 펼쳐질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사우디 공격로 인해 AFC는 대회를 2028년으로 1년 연기할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은 FIFA 평의회가 열리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취재진과 만나 "결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11월 말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의 상황은 매우 빠르게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결정을 내릴 것이다. 필요할 경우 대회를 1년 늦춰 2028년으로 옮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모든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에서 열리는 FIFAe 월드컵에도 여파가 미쳤다. 사우디 제다에서 16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이 대회를 앞두고 일본축구협회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축구협회는 개최국의 현재 상황과 안전·보안과 관련해 확보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중동에서 A매치 일정이 계획된 호주축구협회 역시 현지 안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공격 여파는 다른 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골프 아시안투어 역시 다음 달 리야드에서 열릴 사우디 인터내셔널을 앞두고 현지 치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