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저평가는 맞는데…회복은 험난

이태성 기자
2019.09.03 11:16

[오늘의 포인트]최대주주 불확실성으로 주가 '흔들'…"어디까지 하락해야 불확실성 반영으로 인식될지 의문"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다시 시작되며 하락한삼성물산에 대해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주주로 인한 불확실성 우려가 있지만 현 주가는 지나치게 낮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회복까지는 험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3일 오전 10시50분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500원(0.58%) 오른 8만71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7일 8만41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뒤 9만원대를 곧 회복하는 듯 했으나 이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 부회장이 재판을 다시 받게 되면서 하락해 저점 근처를 맴돌고 있다.

이 부회장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일가에 Δ미르·K스포츠재단 204억원 Δ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2800만원 Δ정유라 승마지원 77억9735만원(약속 금액 213억원) 등 433억2800만원의 뇌물을 주거나 약속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부회장은 2017년 8월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나 지난해 2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풀려났다.

대법원은 그러나 삼성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 3마리의 소유권이 최씨에게 넘어간 만큼 뇌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2심과 달리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여원도 뇌물로 판단했다. 특히 대법원이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한 부정한 청탁이 인정된다"고 밝혀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물산 주가에 타격을 줬다.

삼성물산 주가는 2016년 국정농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며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7~2018년 실적 턴어라운드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최상단 기업으로서 실적보다는 그룹 관련 이슈가 주가를 지배했다"며 "대법원 최종 판결로 불확실성이 감소할 것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을 고려해도 증권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현 주가 수준은 지나친 저평가라고 입을 모은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최근 급락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에스디에스의 주가 하락을 모두 반영하고, 회계 이슈가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가치를 제거해도 충분히 저평가 돼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지주사 전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의 가능성은 극히 낮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지주사 관점의 주가 할인이 아니라 개별 사업회사로의 밸류에이션이 적용되어야 한다"며 "지주사 관점의 할인을 받는 현재 시점에서도 충분히 저평가된 상태이나 일반적인(매도 가능 증권 매도 할인 및 소득세 감안) 밸류에이션 적용시 상승 여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대법원의 파기 환송으로 불확실성이 당분간(1년 정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재판 결과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로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불확실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할인률을 줄일 수 있는 이벤트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물산이 적정 시가총액을 찾아가기까지 아직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고 했다.

백 연구원도 "시장에서는 동사 주가가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추가 하락해야 관련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으로 인식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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