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국내 증시 수급 기반 확충·… 장기기금이 시장 버팀목 돼야"

김지현 기자
2026.09.18 16:29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9주년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자본시장-생산적 금융 전환 과제' 콘퍼런스에서 축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지현

"국내 증시에 장기·안정적인 수급 기반을 확충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 매매와 빚투가 아닌 국민의 자산 형성과 연계된 장기 기금이 시장의 버팀목이 되어야 합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9주년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자본시장-생산적 금융 전환 과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축사를 통해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금융위의 4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장기 기금과 관련해 "우리아이자립펀드, 생산적 ISA 계좌 출시 등 장기 투자가 합리적인 선택이 되도록 상품과 제도를 정비하고 금융 세제도 오래 보유할수록 더 큰 보상이 돌아가는 방향을 관계 부처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주주 친화적인 지배구조 개혁을 확산하겠다는 의지도 비쳤다. 이 위원장은 "세 차례 개정된 상법이 뿌리내리도록 편법 혹은 우회 신호를 살피고 저PBR 위험 명단 공표를 통해 지배주주 중심의 저평가 방치와 주가 누르기를 차단하겠다"며 "기관투자자의 주주 관여 등 시장 감시를 촉진하고 배당 확대 등 기업의 주주환원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급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코스닥에 대해서는 시장 구조 개편과 투자 자금 확충을 강력하게 추진하고자 한다. 이 위원장은 "유망 기업은 성장, 부실 기업은 퇴출, 우량 기업은 대우받는 시장을 만들겠다"며 "연기금 등 정책 자금 등 기관의 장기 자금이 들어가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에 국민성장펀드 내 코스닥 벤처펀드를 신설해 오는 10월 투자를 개시할 계획이다. 또 미래 전략 기술과 초장기 대규모 투자에 특화된 전문 운용사인 '한국전략기술파트너스'를 설립해 핵심 원천 기술 분야에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비상장 기업이 있는 세컨더리 시장으로의 투자를 확대해 코스닥 시장 진입 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도 병행할 방침이다.

주가 조작 등 시장 교란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이 위원장은 "신용융자 등 증시 레버리지를 촘촘하게 관리할 것"이라며 "비상 상황에서의 금융위 시장 안정, 긴급 조치권 도입 등 변동성 완화 장치를 한층 세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계획의 배경엔 '롤러코스피'가 자리한다. 이 위원장은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는 정부 출범 이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실현했다"며 "시가총액 순위가 13위에서 8위로 상승하는 등 글로벌 증시 내 위상도 높아졌다"고 했다.

이어 "세 차례의 상법 개정, 주가조작 합동 대응단 출범 등으로 시장의 규칙이 섰고, 기업들도 배당 증가와 자사주 소각 확대 등 주주 친화적으로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빠른 성장에는 그림자도 따랐다는 진단이다. 지난 6~7월 특정 업종 쏠림, 차입을 통한 투자 확대, 포모(FOMO) 등이 맞물려 변동성 커지고 증시는 큰 폭으로 조정을 겪었다.

이 위원장은 "우리 시장이 잠재력을 확인하는 뜻깊은 기간이면서도 그 기대가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중동발 국제유가 급등,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 AI(인공지능)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글로벌 불확실성 등 녹록지 않은 과제가 우리 앞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관되게 추진해온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 증시 역동성을 확충하고 누적된 불안을 해소하는 등 시장 내실을 다져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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