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여파에 약세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코스피 정규장에서 총 3조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증시 부양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2.77포인트(0.48%) 내린 6838.04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72.66포인트(1.06%) 오른 6943.47로 출발해 사흘만에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약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간밤 뉴욕증시 상황을 반영한 모습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1.59포인트(0.26%) 하락한 5만1349.92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85포인트(0.17%) 내린 7670.84, 나스닥종합지수는 22.84포인트(0.09%) 떨어진 2만6797.54를 기록했다.
증시는 국채금리 상승으로 타격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5.621%까지 올랐다. 2002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5%대 금리가 고착화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유가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증권가에선 부정적인 시장 매크로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세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간밤 약세장을 펼친 뉴욕증시에서도 반도체 종목은 올랐다. 마이크론은 17.31달러(1.64%) 오른 1071.29달러, 샌디스크는 16.87달러(0.98%) 상승한 1729.76달러,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4.76달러(2.62%) 뛴 186.68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이날 반도체 투톱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만8000원(1.02%) 오른 178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미래산업(8.61%), 신성이엔지(2.34%), SK스퀘어(1.52%), 한미반도체(1.39%)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중소형 종목도 랠리했다. 이오테크닉스(4.94%), 주성엔지니어링(4.73%), HPSP(4.43%), 티씨케이(1.50%), 원익IPS(0.92%), 유진테크(0.30%) 등이 올랐다.
반도체 종목 상승세는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소식으로 탄력받고 있다. 최근 상장을 앞둔 앤트로픽의 IPO(기업공개) 투자설명서에 향후 10년간 최소 518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 AI 컴퓨팅·인프라 장기 지출 계획이 포함됐다.
정홍식 LS증권 연구원은 "AI 의 지속적인 발전은 GPU·ASIC·CPU 등 연산 프로세서의 고도화와 함께 더 높은 용량과 대역폭을 갖춘 HBM·DRAM 수요로 연결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메모리 팹 증설, 인프라 밸류체인, 테스트 밸류체인 등으로 실적 온기는 확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속도가 빠르면 성장주와 반도체주의 주가 부담이 커지고, 반면 금리 급등이 둔화하면 마이크론 같은 반도체와 메타, 엔비디아 등 AI관련주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며 "중동 원유 수출 회복과 이란 협상 기대가 이어지면 유가 부담이 줄어 증시 전반은 물론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에 순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