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고차방정식… '실적시즌'에 풀릴까

성시호 기자
2026.10.12 04:00

美CPI·PPI에 TSMC 실적까지 이번주 줄줄이 공개
자사주 매입 약화 속 중소형주·방산·전력기기 주목

금리·지정학 변수가 코스피지수를 또다시 7000 문턱에서 끌어내리면서 박스권 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관심사로 3분기 실적시즌이 떠오른 가운데 전문가들은 분위기를 미리 점칠 해외 지표·기업 동향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코스피지수 추이. /그래픽=임종철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8일 6625.93에 장을 마쳤다. 주간 낙폭은 377.81포인트(5.39%)로 자사주 매입이 포함된 기타법인이 2조4823억원, 개인이 6조3591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외국인은 6조4692억원, 기관은 2조388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장내 취득이 끝물에 접어들며 하방 지지력이 약화했다는 우려가 지속된다. 삼성전자는 신고수량의 106.7%를 취득해 매수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고 SK하이닉스는 83.3%를 취득해 이달 하순쯤 마지막 매수주문을 낼 전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자사주 매입 없이도 실적이 주가를 지지할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주 분수령으로는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와 해외 대형주 실적이 거론된다. 한국시간 기준으로 미 9월 CPI(소비자물가지수)는 14일, 미 9월 PPI(생산자물가지수)와 대만 TSMC 실적은 15일에 공개된다.

물가압력이 예상범위 내로 유지되면서 AI(인공지능) 수요·자금조달을 둘러싼 불안감이 잦아들 경우 국내 증시가 반등탄력을 받은 채 주요기업 실적발표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말 물가 둔화가 나타난 미 8월 PCE(개인소비지출)는 경제분석국(BEA)의 산출방식 변경 영향이 반영돼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9월 CPI에서 물가 둔화가 재차 확인될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완화되는 동시에 채권금리 하향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스피 시장은 12개월 선행 PER(주가순이익비율)는 5.26배로 역사적 저점권에서 더욱 하락했다"며 "밸류에이션 정상화에 따른 상향여력이 충분하고 선행 PER 6배만 가정하더라도 7700선을 탈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전략에 대해선 점진적 접근에 무게를 싣는 의견이 우세했다. 중동 무력충돌과 미국 중간선거가 맞물리며 가중된 불확실성은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지만 거시경제 압력 해소가 전제돼야 해서 현시점에선 탄력적인 중소형주 중심의 알파플레이(초과수익률 추종)가 유효한 구간"이라며 "양대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타이밍은 미 중간선거 전후로 예상되는 거시경제 우려 해소, 지수의 추세적 돌파가 확인된 뒤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지정학 리스크가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하는 업종에 주목한다"며 "유럽 국방재정 확대·에너지 재편은 방산·조선주의 수주, 고유가는 에너지주의 마진, 데이터센터 전력 병목은 전력기기주의 가격결정력을 지지할 것이고 금융주 역시 JP모간체이스 등의 실적에서 고금리가 이익으로 전환되는지가 확인될 경우 재평가받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