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7.57% 폭락하며 15일 5554.22로 주저앉았다. 미국 물가 쇼크와 코어위브발 AI(인공지능) 신용위험이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 안팎 급락했다. 반도체 대장주들이 급락하면서 양대 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454.79포인트(7.57%) 내린 5554.22에 한국거래소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5500선으로 떨어진 건 7월30일(5593.56)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5600선대로 주저 앉았다. 전거래일 대비 5.59% 내린 5673.01로 출발한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도에 힘을 못쓰며 낙폭을 키웠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3조6254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1조6907억원, 1조292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 매도세를 감당하지 못했다. 외국인은 이달 2일부터 8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했다.
이례적인 폭락장에 양대 시장에서는 시장 안정화 장치가 나란히 발동됐다. 선물지수가 정규장 시작과 동시에 급락하면서 지난 7월29일 이후 두 달 반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는 오전 9시7분, 코스닥은 9시12분 각각 사이드카가 발동돼 프로그램매매 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오후에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낮 12시23분 코스닥, 12시38분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모든 매매가 정지됐다. 양대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된 건 역시 7월29일 이후 51거래일 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속에 최근 6거래일간 약 20% 하락했다"며 "고금리 부담에 AI 투자 지속성과 메모리 경쟁 심화 우려가 겹쳤고 외국인 매도세와 국내 수급 불균형이 낙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장기채 금리가 상승하며 추석 연휴 이후로 외국인 순매도가 본격화했다"며 "여기에 미국 물가발 단기금리 상승, AI 인프라 수익성 회의, 메모리 경쟁 우려라는 세 가지 외부 충격이 모두 '한국 반도체'로 수렴했다"고 덧붙였다.
코스닥은 63.06포인트(7.65%) 내린 760.82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4.79% 내린 784.45로 출발한 코스닥 역시 반도체 기판·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 약세와 개인·기관 순매도에 800선을 내줬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215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670억원, 163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반도체를 비롯한 AI 밸류체인 업종이 줄줄이 약세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만3000원(9.91%) 내린 20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6만1000원(11.35%) 빠진 125만8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16만1000원(11.35%) 빠진 125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K스퀘어가 10%대, 삼성전기는 15%대 급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주성엔지니어링, 원익IPS가 16%대 급락했다. 심텍과 HPSP가 13%대, 이오테크닉스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10%대 하락했다.
코스피에서는 음식료·담배, 제약 2%대 강세를 제외하고 모든 산업/섹터가 약세였다. 코스닥에서는 출판·매체가 16%대 강세였고 다른 산업은 모두 하락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일 발표된 미국 9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3.7%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3.6%)를 상회했고, 근원 CPI 역시 2.6%로 예상치(2.5%)를 웃돌았다"며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에 강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이를 받쳐줄 국내 기관과 개인의 매수 여력이 제한돼 소량의 매도에도 지수 낙폭이 가파르게 확대되는 구조적 취약성을 나타냈다"며 "기업들의 이익 하향 조정이 본격화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코스피 5000선이 1차 지지선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344.6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