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무제한 요금제의 테더링 한도를 우회하는 이용 행위 차단에 나섰다. 스마트폰 설정값을 조작해 테더링 데이터를 휴대폰에서 직접 사용하는 데이터처럼 인식시키는 방식을 제한하는 것이다. 데이터 이용량 증가에 따른 무선망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0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오는 22일부터 휴대폰 네트워크 접속 설정값(APN)을 조작하는 경우 인터넷 속도를 1Mbps로 제한한다. 1Mbps는 통신 환경에 따라 중·저화질 동영상 감상과 메신저·지도 앱 이용 등이 가능한 속도다. 적용 대상은 △APN이 다르게 입력된 경우 △임의로 APN을 변경한 경우 △유심카드 변경 후 단말기 종류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설정한 경우 등이다.
APN은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가 통신사 무선망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때 제시하는 일종의 '통행증'이다. 일부 이용자 사이에서는 APN을 조작해 테더링 트래픽을 스마트폰에서 직접 발생한 데이터처럼 인식시키는 방식으로 별도 한도를 우회해왔다.
스마트폰 무제한 요금제 하나로 고화질 동영상 시청과 대용량 파일 전송, 업무 등을 해결하면 유선인터넷이나 별도 데이터 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관련 설정 방법도 공유돼왔다.
통신사들은 이 같은 우회 이용이 특정 시간대나 지역의 무선망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무선 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및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5G 무제한 요금제에서 발생한 트래픽은 69만3333TB로 5G 전체 트래픽 136만8673TB의 50.7%를 차지했다. 5G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는 전체 5G 이용자의 3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통신 3사는 네트워크 과부하를 막기 위해 테더링용 데이터에 별도 한도를 두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무제한 요금제인 '데이터플랜MAX'는 월 8만5000원에 테더링·쉐어링 공유 데이터 70GB를 제공한다. 월 6만3000원인 '데이터플랜50GB'의 공유 데이터 한도는 40GB다.
그동안 경쟁사들은 단말기 제조사와 협업하는 등의 방식으로 테더링 우회 접속을 제한해왔다. 통신 3사 가운데 APN 우회 차단 방침을 고객에게 별도로 공지한 것은 LG유플러스가 처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새 통합요금제 출시 이후 데이터 이용량 증가 가능성에 대비해 우회 이용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출시한 통합요금제 전 구간에 기본 데이터 소진 후에도 제한된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QoS를 적용했다.
다만 이용자 사이에서는 '무제한 요금제'라는 명칭과 달리 테더링과 데이터 공유에는 별도 한도를 두는 것이 적절하냐는 반론도 나온다. 통신사는 여러 기기를 연결하는 테더링이 스마트폰 직접 이용보다 무선망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부정 이용 가능성이 발견돼 타사 사례를 참고해 해당 조치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