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자율주행자동차 운송플랫폼 민간사업자'사업권을 재도전 끝에 따냈다. 현대차는 2년 전 공모에선 카카오모빌리티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나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 카카오모빌리티를 꺾고 단독 사업자가 된 건 아니다. 대신 1곳이었던 사업자가 3곳으로 늘었다.
서울시는 이번 공모에서 평가 점수가 85점 이상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규정했다. 특히 서울시는 '1곳 이상'이라고 명시했다. 그 결과 기존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 외 현대차와 티머니모빌리티가 사업자로 새로 선정됐다. 서울시가 사업자를 늘린 건 자율주행 플랫폼 운영 역량을 다수 기업에 심어주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러 사업자에 자율주행 플랫폼 운영 기회를 제공해 관련 기술력을 높이고 플랫폼 운영 역량을 고루 함양하겠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올해 12월 31일까지 호출·결제·자율차 맞춤 경로 안내 등 대시민 서비스 이행'을 참가 자격으로 제시한 것도 신규 진입자에게 필요한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현재 세 기관은 대상 사업자로 선정된 상태로 추후 △협약 체결 △플랫폼 연동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1~2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플랫폼에 몇 가지 추가 기능만 붙이면 되겠지만, 새 사업자들은 기능을 구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연말까지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사업 기간은 협약 체결일로부터 2년이다.
이번 사업은 사업자와 서울시, 소비자에게 모두 이익이 될 전망이다. 우선 각 사업자는 자율주행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며 △호출 △배차 △결제 △운행 관제 △장애 대응 △민원 처리 등 운영 데이터와 경험을 얻는다. 축적한 데이터는 향후 배차 알고리즘 개선, 요금 설계 등에 핵심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수익성이 낮음에도 신청이 몰린 이유다. 서울시는 이 사업 공고에서 플랫폼 사용료·정산 수수료를 서울시·자율주행 업체로부터 징수하지 않는 비수익사업으로 운영하고, 운송요금 결제 관련 카드사·PG사 결제 수수료를 2.0% 이내에 제공할 것을 참가 자격으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다수 사업자가 입찰에 뛰어들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한다. 사업자 3사는 자율차 여객 운송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서울시와 자율주행 업체에 제공해야 한다. 또 보행자 방호울타리가 없는 '승객 탑승 가능 지점'과 노선·정류소 데이터 등이 담긴 자율차 여객 운송 관련 지도 데이터를 구축해야 하고, 마찬가지로 서울시 및 자율주행 업체에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도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 편리하다. 플랫폼 간 경쟁으로 자율주행 호출 품질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시민이 기존에 쓰던 모바일 플랫폼을 그대로 이용해, 일반 택시를 부르듯 자율주행차를 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사업에 지원한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와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는 탈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가 제시한 평가 기준에는 △최적 경로 안내 서비스 제공 방안 △자율차 여객 운송 실시간 모니터링 방안 △서울시·자율주행 업체와의 데이터 연계·공유 체계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