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AI 에이전트 '뮤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말 한마디에 여행 계획을 짜고 숙소를 예약한다. 필요한 물품을 찾아 주문·결제도 한다. 국내 대표 IT 기업 네이버(NAVER)와 카카오는 '안방 사수'라는 특명을 받았다.
뮤즈의 장점은 '대중성'이다. 그간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내놓은 AI 에이전트가 프로그램 제작이나 문서 작성, 자료조사 등 지시한 업무를 수행하는 부하직원이었다면 뮤즈는 쇼핑, 예약 등 일상 속 할 일을 대신하는 개인 비서다.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메타의 자사 서비스가 연동돼 이용자의 취향이나 특성을 반영할 수도 있다.
업계는 뮤즈가 빠르게 한국 시장을 잠식하면 국내 기업의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란 우려를 내놨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 스토어가 양분한 앱 마켓 시장이 예시다. 국내 메신저와 포털 시장은 각각 카카오와 네이버라는 토종 기업이 지켰지만, 앱 마켓 시장에는 경쟁력 있는 국내 서비스가 없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십수년간 매출의 최대 30%를 구글과 애플에 수수료로 지급했다.
특히 플랫폼은 AI 에이전트가 고도화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뺏길 우려도 있다. 플랫폼은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AI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지시를 직접 이행하면서 그 자리를 꿰찰 것이란 소리다. 뮤즈 출시 후 금융사, 여행 플랫폼 등의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플랫폼도 AI 에이전트를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월 '쇼핑 AI 에이전트' 출시를 시작으로 지난 3월 'AI 국민비서', 지난 6월 'AI탭', 지난 17일 '플레이스 에이전트' 등 AI 에이전트를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쇼핑 AI 에이전트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에서 이용자의 찜·장바구니 목록, 검색 이력 등에 바탕해 먼저 상품을 제안하는 기능이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정식 출시한 '카나나 인 카카오톡'이 대표적이다. 이용자의 카카오톡 대화를 읽고 필요한 순간 먼저 말을 거는 개인 비서 같은 AI다. 카카오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발전시켜 뮤즈와 유사한 기능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다음 달 13~14일 개최하는 카카오의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개발 현황, 방향 등이 공개될 전망이다.
관건은 '생태계 조성'이다. 아무리 똑똑한 AI 에이전트라도 외부 쇼핑몰이나 예약 플랫폼이 접근을 차단하면 이용자의 지시를 실제 행동으로 완료할 수 없어서다. 최근 쇼핑 플랫폼 아마존이 뮤즈의 자사 사이트 접근을 차단한 것이 예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강점은 쇼핑, 지도, 예약, 결제,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미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쿠팡이츠 연동을 추진 중이듯 외부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도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는 일상에서 이용 빈도가 높은 분야부터 에이전틱 AI의 제안과 추천이 실제 행동으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