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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주소만 입력하면 해당 땅에 어떤 건물을 얼마나 지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AI 건축 사전진단 서비스가 나왔다.
스페이스클라우드건축사사무소는 건축 사전진단 서비스 '내 땅에 머대노'(이하 머대노)를 부산 강서구에서 시범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건축주가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내 땅에 무엇을, 얼마나 지을 수 있나"다. 질문은 단순하지만 답을 찾는 과정은 그렇지 않다. 용도지역, 토지이용계획, 건축물대장, 도시계획조례 등 필요한 자료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어서다.
스페이스클라우드가 임의로 고른 필지 5곳을 건축사 5명에게 각각 검토하게 한 결과, 전문가조차 이 질문에 답하는 데 평균 117번의 클릭과 약 1시간이 걸렸다. 머대노는 이 과정을 주소 검색 한 번으로 줄였다.
주소를 입력하면 룰엔진이 법령과 조례에 따라 해당 필지에 들어설 수 있는 건축물 용도와 개략적인 규모를 판정하고, 결과를 지도와 분석 화면으로 보여준다. 더 궁금한 점은 AI 지식그래프에 일상 언어로 물으면 된다. "1층 카페, 2층 주택이 가능한가", "주차는 몇 대 필요한가", "조경 면적은 얼마인가" 같은 질문이 가능하다. AI는 룰엔진의 판정 결과와 근거 조항을 바탕으로 답하고, 근거가 확인되지 않는 부분은 건축사 상담으로 연결한다.
회사는 용도지역과 건축물 세부 용도를 조합한 2882개의 기본 시나리오를 구축했다. 여기에 부산시 도시계획조례와 인허가 절차, 주차·조경 등 법정 기준을 반영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웠던 부분은 지구단위계획이다. 지구단위계획구역은 구역마다 허용 용도와 건축 기준을 따로 정하고 있어 일반 법령과 조례만으로는 판정이 불가능하다. 스페이스클라우드는 구역별 세부 지침을 직접 데이터로 구조화해 부산 강서구 지구단위계획구역까지 판정 범위에 넣었다. 앞으로 부산 전역과 전국의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이를 넓혀갈 계획이다.
사전진단을 마친 건축주는 머대노를 통해 자신의 계획과 지역에 맞는 건축사에게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건축사 입장에선 반복적인 초기 조회 업무를 덜고, 기본 정보를 이미 파악한 건축주와 설계·인허가 전략이라는 본래의 전문 영역부터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건축사 연결에는 회사가 보유한 설계 매칭 특허를 적용했다. 인지도나 가격이 아니라 건축주의 계획에 맞는 건축사를 연결하기 위해서다. 매칭 기능은 부산대학교와 함께 민간 건축설계공모 방식의 실증연구를 진행하며 고도화하고 있다.
스페이스클라우드가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건 기존 건축물의 활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건축물 약 742만동 가운데 44.4%인 329만동이 사용승인 후 30년을 넘긴 노후 건축물이다. 회사는 용도변경이나 리모델링으로 다시 쓸 수 있는데도 소유자가 그 가능성을 몰라 방치되는 건물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강민호 대표는 "건축주는 계약한 뒤에야 원하는 건축이 어렵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가 많고, 건축사는 계약 전 검토에 많은 시간을 쓰지만 그 대가를 인정받기 어렵다"며 "머대노는 건축사를 대신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건축주와 건축사가 더 빨리, 더 정확한 정보를 갖고 만나도록 돕는 첫 관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건축물이 없도록 누구나 쉽게 법령에 접근해 내 땅에 무엇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건축사를 만나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건축주와 건축사가 더 자주 만날수록 오래된 건물이 다시 쓰이고 도시의 가치도 높아진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