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연속 2관왕 日, 한국은 '0개'…"실패해도, 새로운 질문 던지자"

박건희 기자
2026.10.09 06:00

2026 노벨상 의과학 분야 발표 마무리
美 2·獨 2·佛1·日 1 성적표…일본, 2년 연속 노벨화학상 배출
'노벨상 전 단계'서는 한국인 이름 속속…"오랜 연구할 수 있는 환경 구축해야"

7일(현지시간) 노벨화학상을 마지막으로 2026년 노벨생리의학상·노벨물리학상· 노벨화학상 등 의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모두 공개됐다./사진=노벨프라이즈아웃리치 홈페이지

2026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미국, 유럽, 일본이 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일본은 2년 연속 노벨화학상 수상자 배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한국인 첫 노벨과학상 가능성을 두고 관심이 쏠렸지만, 불발됐다. 국내 과학계에서는 "우리 연구 환경을 스스로 되돌아볼 기회"라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노벨화학상을 마지막으로 2026년 노벨생리의학상·노벨물리학상· 노벨화학상 등 의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모두 발표됐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아이스큐브' 프로젝트를 통해 초고에너지 중성미자를 포획하는 데 성공한 입자물리학자 프랜시스 핼젠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교수(벨기에·미국 이중국적)에게 돌아갔다. 노벨화학상은 '거울상 이성질체'의 메커니즘을 규명한 앙리 카강 프랑스 파리쉬드대 명예교수, 소아이 겐소 일본 도쿄이과대 명예교수가 받았다.

노벨생리의학상은 '비만치료제 붐'을 이끈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이 받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광유전학을 선택했다. 광유전학은 빛으로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학문 분야로, 수상자는 칼 다이서로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게오르크 니켈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 피터 헤게만 독일 훔볼트대 교수다.

연구자의 소속 기관을 기준으로 올해 미국은 2개의 노벨과학상 메달을 추가했다. 이어 독일 2개, 프랑스 1개, 일본 1개 등이다.

웨덴 왕립과학원이 7일 스톡홀름에서 202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한 프랑스의 알리 카간과 일본 소아이 겐소의 사진이 화면에 비춰지고 있다. 2026.10.07. /사진=뉴시스

특히 일본은 지난해 금속유기골격체(MOF) 개발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특별교수에 이어 2년 연속 노벨화학상을 거머쥐게 됐다. 일본 전체적으로는 10번째 노벨화학상 수상이다. 일본 국적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는 지금까지 12명,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는 6명이다.

국내 과학계의 기대를 모은 한국인 첫 노벨과학상 수상은 불발됐다. 유럽, 미국 등에 비해 기초과학 연구의 역사가 짧아 노벨과학상은 시기상조라는 평이 우세했지만, 최근 이른바 '노벨상 길목'이라 불리는 유수의 국제상에서 한국인 과학자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 7월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이 휴먼프런티어사이언스프로그램(HFSP) 나카소네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다. 나카소네상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혁신적 성과를 이룬 연구자에게 수여하며 역대 수상자 21명 중 4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또 지난해에는 '실리콘밸리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을 한국 물리천문계가 수상한 바 있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노벨상 수상 결과를 우리 연구 현장에 던지는 질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오경수 중앙대 약대 교수는 "한국의 유기화학과 의약화학 연구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상당한 연구 수준을 구축해 왔다"면서도 "우리가 지금 새로운 촉매를 하나 더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화학적 개념을 만들어내는 촉매연구를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했다.

오 교수는 "카강과 소아이의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노벨상이 반드시 거대한 연구비나 대규모 연구팀을 통해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며 "오히려 한 연구자가 수십 년 동안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을 붙들고, 기존의 설명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현상을 발견하면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패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새로운 화학적 질문에 도전할 수 있고, 하나의 연구 주제를 장기간 발전시킬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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