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르쿤 "AI 종말론은 공상과학…한국, 피지컬 AI 혁명에 기회" (종합)

구자윤 기자
2026.10.12 15:41
얀 르쿤 AMI 랩스 회장이 12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 서울에서 열린 산업 AI 글로벌 협력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AI(인공지능) 3대 대부' 중 한 명인 얀 르쿤 AMI 랩스 창업자 겸 회장이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세계를 장악할 수 있다는 종말론을 '공상과학'이라고 일축했다. 한국에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기회가 있다고 전망했다.

르쿤 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산업 AI 글로벌 협력' 기자간담회에서 "AI가 갑자기 세계를 장악한다는 시나리오는 공상과학에 가깝다"며 "AI 안전은 쉬운 문제가 아니지만 비행기를 안전하게 운항하도록 터보제트 엔진을 설계하는 것보다 단순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에서도 방어자가 유리할 것으로 봤다. 그는 "방어자는 더 많은 인력과 자금을 갖고 있고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지만 공격자는 비밀리에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AI 에이전트 보안 사고에 대해서는 AI 자체보다 허술한 샌드박스 설계와 보안 전문성 부족을 문제로 지목했다. 샌드박스는 AI의 작업 권한과 접근 범위를 제한하는 보안 환경이다.

크리스토퍼 응우옌 에이토매틱 공동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는 "안전과 거버넌스에 투자하고 AI를 일찍, 자주 도입하라"며 "안전과 보안을 갖추면 오히려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앤서니 아눈지아타 AI 얼라이언스 공동의장은 "AI가 역사상 가장 안전한 사이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용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SAPI 디렉터, 왼쪽부터), 얀 르쿤 AMI 랩스 회장, 크리스토퍼 응우옌 IIAC 총괄위원장, 앤서니 아눈지아타 AI 얼라이언스 공동의장, 지미 리 ASI 파운드리 회장이 12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 서울에서 열린 산업 AI 글로벌 협력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르쿤 회장은 차세대 AI 경쟁의 무대로 피지컬 AI를 지목했다. 그는 "AI에 또 다른 혁명이 일어날 것이며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기회가 있다"면서 자동차와 조선 등 한국의 제조업 기반에 주목했다. 현재의 LLM(거대언어모델)은 지식을 다루는 데 뛰어나지만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는 '월드 모델'이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 발전의 열쇠가 될 것으로 봤다.

이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한 하정우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의 메모리반도체·자동차·조선·배터리 산업에 축적된 기술과 데이터를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과 중국도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는 어렵다"며 각국의 기술·데이터·연구 역량을 결합하는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응우옌 CEO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 빅테크의 AI 개발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오픈AI나 앤트로픽처럼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거대 AI 모델을 개발하려 한다면 귀중한 자원을 낭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이 강점을 지닌 제조업에 AI를 적극 도입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미 리 회장은 한국의 제조 현장에서 쌓이는 고품질 데이터를 강점으로 꼽으며 실리콘밸리의 AI 기술과 결합할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강점"이라며 "완벽한 정보를 기다리며 주저하는 비용이 과감하게 행동하는 비용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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