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이어 두 번째 '삐끗'?…카카오 AI 사업, 남양주시에 '촉각'

이찬종 기자
2026.10.15 16:30
남양주 왕숙지구 예정 부지. /사진=뉴스1

남양주시의 데이터센터 구축 정책이 엇박자를 내면서 카카오가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남양주 왕숙도시첨단산업단지는 카카오, 우리금융, 신한금융 등이 수천억원대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발표한 지역이다. 남양주시는 빠른 구축을 위해 부지 확보전 신청한 데이터센터 건축 허가를 검토하면서도, 데이터센터 구축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중이다. 지난 7월 취임한 최현덕 남양주시장이 '원점 재검토'를 지시해서다.

카카오는 이제와서 투자 계획을 철회하기도, 시장의 재검토 지시를 무시하고 적극 추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남양주 데이터센터는 카카오의 이중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사업 본격화에 꼭 필요한 인프라다.

카카오는 2022년 SK C&C로부터 임대해 쓰던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톡 송·수신, 택시 호출 등 서비스가 중단되는 '먹통 사태'를 겪었다. 카카오는 자체 보유 데이터센터를 두 곳 확보해 서버 인프라를 이중화한다는 계획이다. 안산 제1데이터센터는 2021년 3월 투자를 결정해 같은 해 착공했고, 2023년 9월 준공돼 2024년 1월부터 가동 중이다.

제2데이터센터는 서울대 시흥캠퍼스 내 구축하기 위해 2022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지만 2023년 말 최종 결렬됐다. 그 대안으로 찾은 게 남양주시다. 남양주 데이터센터까지 무산되면 제2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은 3년 만에 다시 백지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지난해 6월 경기도와 남양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MOU를 체결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카카오가 미래 먹거리로 삼은 AI 사업을 위해서도 남양주 데이터센터 구축은 빠를수록 좋다. 안산 제1데이터센터는 GPU를 운영하지만, 처음부터 고성능 AI 연산에 특화된 AI 데이터센터로 설계되지 않았다. AI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하면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비용이 증가한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자체 AI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기업은 필요한 용량을 바로 계산하거나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적시성'을 갖게 된다"며 "외부 AI 데이터센터를 빌려 쓰면 자체 데이터센터를 쓰는 것보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시장 교체로 정책 연속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남양주시 측은 "그야말로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취지이지 전 시장 사업이라고 무작정 뒤집는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시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사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 시장은 콘텐츠·IT·미래 첨단에너지 기업 유치를 데이터센터의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체 투자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최 시장은 이번 달까지 결론을 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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