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 수도 있다면서 전쟁이 길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의 조기항복을 받아내려는 압박으로 풀이되지만 전황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불태우겠다고 맞대응에 나섰다.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악화와 시장의 불안으로 트럼프정부도 앞으로 행보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란과 전쟁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며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오래 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나는 지상군에 관한 '울렁증'이 없다"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상군 투입은 공습으로 이란 군사시설을 파괴하거나 요인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 영토장악, 정권교체, 지하 핵시설 접수에 직접 나서겠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미군의 가장 강력한 공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공격할 의사를 드러냈다. 목표에 대해선 이란의 해군력과 탄도미사일 개발능력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미국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 미국이 24시간 안에 이란에 대한 공격을 "대폭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정부의 강공책에 대해 세계 여론뿐만 아니라 미국 여론 및 시장도 우려한다. 이날 CNN이 여론조사업체 SSRS에 의뢰해 실시한 미국 내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는 '이란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해외문제 개입을 꺼려왔다. 폭스뉴스 출신 보수활동가 터커 칼슨은 이번 공격을 "완전히 역겹고 사악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금융시장도 긴장한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2주 정도의 유가급등은 미국 소비자나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정책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수개월에 걸쳐 유가가 오른다면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가상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정부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이 4~5주 기간을 언급한 게 물가 등 악영향을 고려한 '정치적 마지노선'이라는 해석이 나온 이유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장기전 위협은 조기종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장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인데 문제는 이란 군부와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세력이 반격을 이어간다는 점이다.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 보좌관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이날 이란 반관영 이스나(ISNA)통신을 통해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시도한다면 그 어떤 선박이라도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불태울 것"이라며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에 묶인 선박은 수백 척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란의 새 지도부가 어떤 진로를 선택하느냐가 이번 전쟁의 향배를 가를 결정적 변수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는 수일 안에 선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