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월 45시간 시간외근로(잔업) 제한을 풀고 최대 100시간의 시간외근무를 허용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9월부터 노동기준 감독서(노동청) 잔업감축 지도방침을 완화한다.
현행 일본 노동법에 따르면 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이 원칙이다. 여기에 노사가 '36협정'(사부로쿠협정)으로 부르는 시간외노동 협정을 맺으면 월 45시간, 연 360시간까지 추가 근무를 할 수 있다. 또한 노사가 '특별조항'에 합의하면 월 100시간 미만(휴일근로 포함), 연 720시간까지 이를 확대할 수 있다.
다만 노동기준 감독서는 그동안 잔업감축 지도를 통해 노사협정을 맺어 월 100시간 미만 근무가 가능한 사업장에도 가급적 월 45시간 이내 잔업시간을 준수토록 지도했다.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추가근무 한도를 넓히는 셈이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일률적인 잔업시간 제한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는 경영계의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앞서 지난 4월 여당인 자민당은 정부에 근로제한 완화를 제언했다. 또 닛케이에 따르면 잔업제한 완화요구는 일부 노동계에서도 제기됐다.
단 일본 당국은 노동계의 과로우려를 고려, 기업이 근로자의 건강보장 조치를 취하는지 등을 고려해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 측은 일률적 지도를 완화하면 휴식 없는 장시간 노동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후생노동성의 한 간부는 닛케이에 "잔업은 억제해야겠지만 필요한 때엔 (잔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인력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확정한 '일본 성장전략'과 '경제재정운용·개혁의 기본방침'(호네부토방침)에 '근로시간과 노동자 건강확보 조치에 대해 노사합의에 따른 지도가 이뤄지도록 신속히 재검토한다'고 명시했다. 중대하고 악질적인 사안에는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노동기준감독서는 노사간 36협정 없이 시간외노동을 하는 등 위법행위 단속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근로계약을 통해 정한 고정 근로시간만 인정하는 '재량근로제'의 개편도 추진한다. 이 또한 렌고 등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