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7일 계획' 평화안에 "불가"

뉴욕=심재현 특파원, 김종훈 기자
2026.09.28 04:01

"이란, 크게 패배" 제안거부
美에 유리한조건 협상 압박
중간선거 후 재폭격 가능성
이란 "공식입장 기다릴 것"

이란이 미국에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7일계획'을 제시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했다. 이란은 미국의 공식 입장을 기다린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양측의 합의 기대감에 지난주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한 상태에서 양국의 후속협상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란이 제시한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평화안인 '7일계획'을 거절했다며 "이란이 너무나 크게 패배하고 있어 해협을 즉시 개방하는 합의를 맺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젯밤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엄청난 양의 석유가 빠져나왔고 선박도 29척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을 통제하는 만큼 이란의 제안을 서둘러 수용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미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25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이란이 카타르를 통해 구체적인 '7일계획'을 전달했다"며 "필요조건이 충족되면 7일 이내로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재개될 것이고 해상 통행량을 정상수준까지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욕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7일 계획 거부 발언이 나온 후 아라그치 장관은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게시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여러 모순된 발언을 한 적이 있다"며 중재국을 통해 미국의 공식 입장을 받기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또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조건은 지난번에 미국과 맺은 종전 MOU(양해각서) 내용과 동일하다고도 밝혔다.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 동결된 이란 자산 반환 등을 요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고를 촉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분간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과 이란의 반응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마지막 정규거래인 25일 증시에서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선물은 미국-이란의 협상진전 및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기대감으로 2.33% 하락한 배럴당 92.41달러를 기록했다.

이란 관계자는 "미국이 평화협정을 수용하더라도 이란은 핵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25일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휴전안에 회의적이라며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이란 폭격을 재개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는 다만"전쟁이 앞으로 몇 주 더 길어질 것이고 관계자들은 (이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가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6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튀르키예, 오만, 아랍에미리트가 이란 항공사의 항공편을 중단하는 등 미국의 대이란 '경제적 왕따작전'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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