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청사 리모델링 공사비 급증을 문제 삼아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향해 사퇴 압박을 재개했다. 파월 이사는 의장 임기를 마치고 이사로 재직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연준 청사 공사비 급증은 "파월의 책임"이라면서 파월 이사를 "즉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월이 사임하지 않을 경우 부패나 무능을 이유로 최고 수준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면서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에게 후속 조치를 판단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파월 이사에 대한 사임 압박은 연준 감찰관실이 연준 청사 개보수 사업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공개한 시점과 맞물렸다. 문제가 된 사업은 매리너 에클스 빌딩과 1951 컨스티튜션 애비뉴 빌딩 등 연준 건물 2채를 개보수하는 프로젝트다. 2020년 약 13억달러로 책정됐던 공사비는 24억달러까지 불어났다.
감찰관실은 보고서에서 형사 사건으로 넘길 만한 연방법 위반의 합리적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행정상 비위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냈다. 다만 비용이 증가한 데엔 사업 관리와 감독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 이사회는 리모델링 사업에서 감찰관실이 비용 상한선을 설정하라고 권고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건설비 추정치도 요구하지 않았다.
입찰 경쟁 부족과 설계 변경, 현장 여건, 인플레이션 역시 공사비 상승 요인으로 지목됐다. 감찰관실은 연준의 구조가 이처럼 규모가 크고 복잡한 사업을 관리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감찰관실의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연방정부 건물 관리를 담당하는 조달청(GSA)이 사업 집행을 맡아 공사를 마무리하도록 하고 독립적인 외부 감사인을 고용해 지금까지 계약된 모든 비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파월을 직접 연준 의장으로 임명하고도 금리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파월에 거듭 사임을 압박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