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맥도날드 등 미국을 대표하는 소비브랜드들의 주가가 잇따라 부진에 빠졌다.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각 기업이 안고 있던 고유의 문제까지 겹치면서다. 미국의 지난 8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는 등 경기가 뜨겁지는 않다는 신호가 이어지며 이달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약해졌다.
미국 최대 패스트푸드체인 맥도날드 주가는 올들어서만 24% 넘게 빠지며 4년 새 최저수준이다. 주요 요인으론 가격경쟁력 약화가 꼽힌다. 맥도날드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원재료비, 인건비, 연료비 상승을 반영해 메뉴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이상 저렴한 외식 선택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내 빅맥가격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약 23% 상승했다. 맥도날드는 이번 분기에 미국 동일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츠 브랜드의 대명사 나이키는 사정이 더 나쁘다. 올해 주가는 44% 넘게 떨어졌고 최근엔 18년 만에 S&P100지수에서 퇴출되는 수모도 겪었다.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신흥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과 혁신부족이란 문제까지 겹쳤다.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스타벅스 역시 불안요소가 적지 않다. 올해 스타벅스 주가는 11% 넘게 상승했지만 8월 중순 이후만 보면 13% 넘게 빠졌다. 스타벅스는 수년간 이어진 매출부진을 되돌리기 위한 과정에서 비용증가와 씨름한다. 지난 2년 새 영업이익률이 15.8%에서 12.9%로 하락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매장 627곳을 닫은 데 이어 북미에서도 250곳을 추가 폐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기업이 고전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론 미국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나빠졌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지난 9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1.9로 전월 대비 6.7포인트 떨어졌다.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소비자들의 경기인식이 나빴다.
이에 앞서 미시간대가 조사한 9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 역시 48.1로 역대 두 번째로 나빴다.
고물가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기와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상무부가 발표한 8월 PCE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로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돌았지만 예상치인 3.7%에 비하면 낮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근원PCE 물가지수도 전년비 상승률이 3.0%로 시장 예상치(3.3%)를 밑돌았다.
PCE 물가지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오자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10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치는 전날(29일) 50% 위에서 이날 38% 정도로 대폭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높은 물가에 얼마나 적응했는지, 기업들이 가격인상 없이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 그리고 매출회복을 실제 이익증가로 연결할 수 있는지 등을 소비재종목 주가 방향성의 변수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