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앤트로픽 81.5조원 대출 신디케이션 착수…반도체 금융 최대 규모

백소희 기자
2026.10.06 17:56
앤트로픽 로고. /로이터=뉴스1

미국 월가 대형 은행들이 앤트로픽의 구글 AI(인공지능) 반도체 임대 자금으로 조성한 600억달러(약 81조5000억원) 규모 대출 일부를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는 600억달러 규모 대출 패키지에 자금 제공을 약정한 뒤, 이 가운데 브로드컴이 보증하는 선순위 담보 대출 420억달러의 은행 신디케이션(집단대출)에 착수했다. 이들 은행은 다른 금융기관에 대출 일부를 넘기기 위해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자금은 앤트로픽이 구글의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를 5년간 임대하는 계약에 따른 임대료 등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앤트로픽은 구글의 AI칩을 내년에 인도할 예정이며, 임대료는 장비 설치가 끝난 뒤부터 낸다. 신용등급 'A-'인 브로드컴이 신용 보증에 나서면서 앤트로픽의 차입 비용이 낮아지는 구조다.

선순위 담보 대출 420억달러는 이날부터 신디케이션이 시작됐다. 브로드컴 보증이 없는 후순위 대출 180억달러는 추후 발행될 예정이다.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후순위 대출 중 약 90억달러를 매입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후순위 대출은 앤트로픽의 신용에 직접 영향을 받는 만큼 투자자들이 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앤트로픽 기업공개(IPO) 후에 이뤄질 수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거래를 AI 투자에 대한 채권시장 수요를 가늠할 시험대로 본다. 이번 거래는 반도체 관련 자금 조달로는 최대 규모다. 최근 투자자들이 AI 기업의 막대한 설비투자에 대해 수익성이 불분명하다며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

브로드컴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임대 의무 이행을 위해 브로드컴에 최대 420억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브로드컴은 구글과 함께 TPU를 개발해 왔다. 글로벌 금융 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은 "이번 다자간 계약은 브로드컴과 구글이 공동 개발한 맞춤형 TPU가 AI 하드웨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주에 도전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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