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발을 피하면서 애플·메타·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 대상 부담금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가 미 빅테크뿐만 아니라 초대형 기업 전반에 더 많은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관련 논의의 핵심은 '유럽 기업 재원'(Corporate Resource for Europe·CORE)이다.집행위의 기존 제안은 유럽에서 연간 순매출이 1억유로(약 1504억 원)를 넘는 기업에 매출 규모에 따라 일정액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돼 있다. 미국 등 EU 역외 기업도 회원국 내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으면 부담금 부과 대상이 된다.
그러나 집행위의 이 같은 제안을 두고 회원국들로부턴 매출 기준(1억유로)이 지나치게 낮아 유럽 중견기업까지 대거 대상에 포함되는 반면, 글로벌 초대형 기업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집행위는 CORE 적용 기준을 높여 역내 중견기업은 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하는 대신 초대형 기업의 부담액을 대폭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미국 빅테크로부터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하면서도 특정 디지털 기업만 겨냥한 세금으로 비치지 않도록 하겠단 것이다.
앞서 EU 집행위는 CORE를 통해 2028~2034년 연평균 약 68억유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EU는 탄소배출권거래제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수거 전자폐기물 부담금 등을 포함한 신규 자체 재원 전체로는 연간 약 585억 유로(약 88조 원)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규 EU 자체 재원을 도입하려면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