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류를 위한 식량 보급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영양분은 단백질이다. 탄수화물과 무기질 등은 기존 작물을 개량하는 등의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쉽게 공급량을 늘릴 수 있으나 단백질은 그렇지 않다. 콩 단백질을 이용한 식물성 대체육,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공육 등 대체 육류 개발이 활발한 이유다.
이 중에서도 공기와 물만 갖고 단백질을 뽑아내는 '에어 프로틴' 분야가 주목할 만하다. 대체 식품 개발은 토지, 물 등 자원 투입과 탄소 발생량을 최소화는 지속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인데 이를 극대화하기 때문.
핀란드 에어 프로틴 스타트업 '솔라푸드'는 공기와 물로 합성한 에어 프로틴 '솔레인'을 들고 올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건강기능식품업체 앰브로시아 콜렉티브와 협업에 솔레인을 원재료로 하는 단백질 파우더 '플랜타'를 시판한 것. 시장 반응이 뜨겁지는 않았지만 에어 프로틴 상업화에 한발짝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북유럽 증권 리서치 기업 인데레스는 평가했다.
솔라푸드는 수소산화세균이라는 미생물을 배양해 솔레인을 얻는다. 물을 전기 분해해 추출한 수소, 공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질소 등을 수소산화세균에게 먹이면 단백질과 식이섬유, 지방을 만들어낸다. 이 단백질을 공정 처리하면 가루 형태의 단백질인 솔레인이 완성된다. 솔레인은 맛이 거의 없어 향을 자유롭게 첨가할 수 있다.
솔레인의 가장 큰 강점은 지속 가능성인데, 물에서 수소를 추출할 때 쓰이는 전기는 태양광 발전 등 재생 에너지로부터 얻는다. 우유를 원료로 하는 유청 단백질과 비교했을 때 토지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 수준이다. 식물성 단백질과 비교해도 탄소 배출량이 20%밖에 되지 않는다. 생산까지 모든 공정이 3일 내 끝나는 데다 기후, 토지 상태에 구애받지 않아 손쉽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
2017년 솔라푸드를 창업한 파시 바이니카는 원래 에너지 분야 연구원이었다. 핀란드 국책 연구소 VTT에서 재생 에너지 연구 프로그램을 이끌다 재생 에너지를 칼로리로 바꾸는 작업에 매료돼 에어 프로틴 기술을 개발, 사업화했다. 전세계에서 에어 프로틴 상품 공장을 가동하는 회사는 솔라푸드가 유일하다. 에어 프로틴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마친 회사도 솔라푸드뿐이다. 솔라푸드 주식은 핀란드 헬싱키 증시에서 거래 중이며 7일 종가 기준 주가는 주당 4.89유로, 시가총액 1억4700만유로였다.
솔라푸드의 최대 과제는 탄탄한 수요를 확보하는 것. 핀란드 식품 대기업이자 솔라푸드 최대 주주인 파제르, 일본 식품 대기업 아지노모토 등과 협업해 싱가포르, 일본 등지에서 단백질 아이스크림, 초콜릿 바 등 시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플렌타에 이어 단백질 바 '페르멘타'를 미국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