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EU행 하이브리드차 수출 감축 합의…통상갈등 일단 제동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10.10 10:57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이 2026년 10월 9일 중국 베이징의 주중 EU 대표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중국과 유럽연합(EU)이 EU로 수출하는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 물량을 줄이는데 합의했다. 아울러 희토류 수출허가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고 유럽산 제품의 중국 시장 접근도 개선하기로 했다. 양측 통상갈등에 일단 제동이 걸린 양상이지만 EU는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첫 단계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일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베이징에서 이틀간의 협상을 마친 뒤 중국과 하이브리드차의 EU행 수출을 절반 이상 줄이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4년에 걸쳐 수백만 대 물량의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중국이 통상 긴장이 고조되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수출을 조절하기로 받아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양측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무역에 관한 양해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감축 규모와 기준, 구체적인 시행 방식은 명시하지 않았다. 절반 이상 감축과 4년간 수백만 대 감소는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의 설명이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최근 EU가 중국산 철강에 적용한 수입 제한 조치를 참고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한 소식통은 SCMP에 수입 급증 시 물량 제한과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 조치가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EU는 최근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유럽 수출이 급증하면서 역내 자동차산업 기반 약화를 우려했다. 이번 협상에서도 중국에 수출 물량 제한을 요구했다. EU 측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분야에서 우선 합의를 도출해 중국이 통상 문제 해결에 성실하게 임하는지 확인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중국의 대 EU 희토류 수출허가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고 자동차 부품과 올리브유, 섬유 등 유럽산 제품의 중국 시장 접근을 개선하는 데도 합의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해당 품목들의 현재 수출 규모가 약 40억유로(약 6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문제는 추가 협상 과제로 남았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일부 상품의 관세 인하 가능성을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전기차에 대해서는 기업의 최저가격 약속과 반보조금 관세 재심 관련 절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의료기기와 전력 변환장치 등 기존 통상 분쟁에 대한 후속 논의를 포함해 16개 항목의 합의 사항이 담겼다. 양측은 내년 3월 추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측 경제계는 이번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U 주재 중국상공회의소는 양측이 대화를 통해 통상 마찰을 관리하고 교역관계를 안정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도 양측의 통상 긴장을 완화하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중국의 양보가 충분한지 여부는 다음 주 EU 회원국 정상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다음 주 회원국 정상들에게 이번 협상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중국과의 전면적인 관세전쟁 가능성에 대해서 "무역전쟁이든 어떤 전쟁이든 시작을 선언하기는 매우 쉽지만 끝내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 결과 관련,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무역관계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과정에서 첫걸음일 뿐"이라며 "대화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 EU는 균형 회복을 위해 자체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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