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국 기름 사주나' 美 상원의원 6인, 러시아 경유 구매철회 촉구

백소희 기자
2026.10.12 15:11
트럼프

미국 상원의원 6인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러시아산 경유 구매 철회를 촉구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 등 6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계속 살해하는 동안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해서는 안된다"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공화당 4명, 민주당 2명이 서명했다.

공화당에서는 틸리스 의원을 비롯해 수잔 콜린스 메인주 상원의원, 리사 머코스키 알래스카주 상원의원, 존 커티스 유타주 상원의원이 참여했다. 틸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어 온 소장파로 분류된다. 민주당에서도 잔느 샤힌 뉴햄프셔주 상원의원, 리처드 블루멘탈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 협의하고 정당성을 설명하는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무시하고 러시아산 경유 구매를 발표했다고 주장한다. 성명에서는 "미 의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나토 동맹국에 대한 위협을 멈출 때까지 미국은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러시아산 경유 수입 허용은 이 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틸리스 의원은 미 경제방송 CNBC에 "미국은 러시아가 침략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철수해야 이 전쟁이 끝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가 미국과 전 세계에 경유 30만톤 이상을 즉시 공급하고 다음달 50만톤, 이후에는 100만톤을 추가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경제 제재를 통해 러시아를 압박해왔던 것과 배치되는 행보다. 미 의회는 2022년 전쟁 발발 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최근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석유·전연가스를 수입하는 국가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구매 계획이 경윳값 인하를 유도하기에는 소량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경유 평균 가격은 지난달 22일 갤런당 6.5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유는 농기계와 운송수단의 연료로 사용돼 식료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트럭 운전사, 목장주, 농부 등에게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번달 러시아가 공급하는 경유 30만톤은 전세계 경유 소비량의 0.03% 수준이다. 경윳값을 안정시키기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에너지와 경제에 초점을 맞춘 중립 연구기관 미 에너지정책연구재단의 마이클 린치 석좌연구원은 "타이타닉호의 갑판 의자 배치를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며 "기껏해야 뉴욕-뉴저지 지역이나 필라델피아 같은 곳에서 국지적으로 가격이 약간 하락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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