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확정 투자까지 치적 포장… 美 중간선거 미끼 된 'K머니'

정혜인 기자
2026.10.13 03:59

[美 중간선거]"제조업 부활·일자리 성과" 보호무역주의 결과 자화자찬
지지율 역대 최저… 알래스카 등 접전지 표심 집중 공략

미국 2026 중간선거 경합지와 대미투자/그래픽=최헌정

11월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투자 약속을 연이어 강조하는 배경에는 공화당의 유세전략이 깔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공개연설과 중간선거 유세현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강력한 관세장벽이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수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게 했다"고 자신의 보호무역주의 결과를 자찬했다.

12일 외신과 전문가들은 고율 관세 압박으로 한국으로부터 끌어낸 'K머니'를 자신의 경제 성과로 내세운다고 풀이했다. 이를 고유가·고물가에 성난 민심을 누그러뜨리는 소재로 쓴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네시주가 공화당 강세지역으로 자신의 유세활동이 필요 없는데도 직접 방문한 이유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에서 공화당 지지층을 향해 "내가 출마하는 것처럼 투표해달라"며 "우리는 이미 엄청난 발전을 이뤘고 이제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의 위대함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의 이 지역 투자를 강조했다.

테네시주에선 2024년 대통령선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당시 부통령) 민주당 후보를 약 30%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다만 이란전쟁에 따른 고유가, 인플레이션 문제로 전국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공화당보다 높은 투표 의사를 보인다. 최근 로이터통신·입소스 조사에서 중간선거 때 공화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률은 37%로 민주당(44%)보다 낮았다. 이 때문에 지지층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텃밭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뉴스1) 정은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프리먼 콜리세움에서 열린 공화당 미국 상원 후보 켄 팩스턴의 선거 유세에 참석했다. 2026.10.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정은지 기자

접전지 표심 공략을 위해선 더 적극적으로 K머니를 활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한국이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한국 정부가 "아직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자 투자를 약속하지 않으면 기존 합의된 관세율을 2배로 인상하겠다고 압박했다.

외신은 알래스카가 이번 중간선거의 주요 접전지로 꼽힌다고 짚었다. 알래스카의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 의원은 현재 민주당 후보 메릴 펠톨라 의원의 거센 추격을 받으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국의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 발표 당시 설리번 의원을 곁에 세워두고 "설리번과 함께 만든 역사적 성과"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단기간에 물가를 낮출 방법이 제한된 상황에서 당장 체감하기 어려운 장기투자 사업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시선을 돌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미투자액 중 상당 부분은 실제 집행된 금액이 아니라 앞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추측'에 기반한 대미투자 효과를 실제 성과로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행보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위기의식이 자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고물가에 대한 불만과 경제둔화 우려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1·2기를 통틀어 최저치에 근접한 30%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의 최저 지지율은 집권 1기 마무리 때인 2021년 1월 국회의사당 폭동 이후 기록한 29%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오클라호마, 앨라배마, 오하이오, 텍사스, 테네시 등 공화당 강세지역을 순회하는 '텃밭 사수'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알래스카를 찾아 지지 유세에 나선다고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