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돈 더 못 쓴다" 佛 대선 유력 후보 르펜, EU와 '힘겨루기' 예고

정혜인 기자
2026.10.15 20:58

"대통령되면 6개월 내 우크라 재정 지원 중단"
"프랑스의 EU 분담금도 대폭 축소할 것"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 /로이터=뉴스1

프랑스의 유력 대선 후보인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유럽연합(EU)에 내는 분담금을 대폭 줄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6개월 내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펜 대표는 14일(현지시간) 벨기에 플랑드르 지역 공영방송 VTR뉴스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심각한 재정 위기 극복 방안을 이같이 언급하며 EU와의 갈등을 예고했다.

르펜 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극우 정치그룹 '유럽을 위한 애국자들' 소속 유럽 동맹국들과의 회동에 참석한 뒤 가진 VRT뉴스와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을 6개월간 유지한 뒤 중단할 것"이라며 "이는 그 누구도 궁지에 몰아넣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르펜 대표는 프랑스가 공공부채 문제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직전에 놓여 있다"며 재정 여건이 더 나은 EU 회원국이 프랑스 대신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국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공개된 FT와의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 중단 의지를 드러내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우리는 더는 할 수 없다고 경고하는 게 솔직히 할 일"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재정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르펜 대표는 지난 6일 공공지출 축소 등 재정 개혁을 통해 2032년 순재정 절감액을 2026년 대비 1400억유로(약 211조2000억원)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 프랑스의 EU 예산 분담금을 110억유로로 줄이고, 이후 수년간 수백억유로 추가 삭감하는 방안도 내놨다.

/로이터=뉴스1

우크라 EU 가입·대러 제재 반대…"실익 없는 선택"

르펜 대표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과 EU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프랑스 농업의 종말을 의미한다. 우리의 주권 상실과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결정을 내릴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반대했다. 이어 대러 에너지 제재에 대해 "EU는 에너지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와 에너지 전쟁을 벌였다. 이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나는 (대러 에너지) 제재 대신 모든 가스·석유 생산국과 에너지 가격을 아주 낮은 수준으로 낮추는 것에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만약 이 방안을 선택했다면 러시아 경제를 파산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대러 제재로) 우리는 사실상 러시아를 중국의 품으로 밀어 넣는 데 일조했고, 이는 매우 큰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르펜 대표는 인터뷰에서 EU 특히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하고 스페인·이탈리아·폴란드에서도 민족주의 성향 정치인들이 선거에서 약진할 경우 EU 집행위원회의 권한 약화 등 ED에 급진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12개월간 예정된 유럽 내 주요 선거를 언급하며 "2027년엔 전례 없는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EU 회원국 정부의 신뢰를 더 이상 얻지 못하고 있다며 2029년 임기 만료까지 자리를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프랑스의 EU 분담금 감축 문제와 관련 "(EU와) 힘든 논쟁 심지어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해낼 수 있다는 의지와 확신이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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