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오늘(2011년 4월12일) 오후 4시50분 이후 농협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하던 고객들은 당황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오류로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카드가 자동으로 기계 밖으로 배출돼서다.
인터넷뱅킹도, 폰뱅킹도 마찬가지였다. 3000만명의 고객이 이용하던 농협의 모든 전산서비스가 먹통이 된 것. 당장 계좌이체나 출금서비스를 이용하려던 사람들은 처음엔 단순 고장인가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자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농협은 곧장 "전산사고가 일어났고 IBM서버(중계서버)의 장애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해킹으로 인한 사고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농협은 왜 전산마비 사태가 벌어졌는지 등 실상에 대해선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완전 다운됐던 인터넷뱅킹과 폰뱅킹, ATM 등은 이튿날 새벽부터 복구됐지만, 체크카드결제 등 일부 거래는 수일이 지나도록 복구되지 않았다. 전산 마비 1주일 동안에만 30만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 일부 전산기능이 복구된 후에도 전산망 불안으로 입출금 및 송금거래가 자주 끊어지면서 고객들의 항의는 폭주했다.
농협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원인규명도, 완벽한 전산복구도 하지 못하면서 역사상 '최악의 금융전산사고' 발생 금융기관이라 오명을 썼다. 금융기관의 신뢰추락 차원을 넘어 국내 금융 전반의 신뢰붕괴로 이어진 사고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사건 발생 이튿날부터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검찰은 사고 발생 3주가 지난 5월3일 전산마비사태가 북한 정찰총국의 '사이버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부분에서 의문점이 지적됐고, 농협의 사건처리 미흡에 대한 문제 제기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특히 사고 이후 보고 과정에서 당시 최원병 농협 회장마저 제때 보고를 못 받은 것으로 알려져 사고 은폐 의혹도 일었다.
결국 모든 전산망이 정상화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18일이었다. 농협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5000여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IT 보안투자를 대폭 강화히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달 만에 재차 전산망이 먹통이 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현재까지 크고 작은 전산사고가 이어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