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눈물의 캠핑장①

"매출이 반 토막 났어요."
입춘을 넘긴 지난 5일 충남 천안의 한 캠핑장. 업주 도모씨는 예약 현황을 확인하다 한숨부터 내쉬었다. 도씨는 "2~3년 전만 해도 며칠씩 머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1박 손님조차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낮 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돌며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지만 캠핑장을 찾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도씨는 캠핑 붐이 일던 2022년 캠핑장을 열었다. 산지에 조성한 캠핑장으로 초기 투자 비용만 40억원을 들였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하나하나 직접 챙긴 덕분인지 개장 이후 분위기는 빠르게 달아올랐다. 주말 예약은 두 달 전부터 마감되기 일쑤였고 성수기에는 평일에도 사이트(텐트 설치 장소)가 비는 일이 드물었다.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도씨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캠핑장을 찾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호황 속에 급증했던 캠핑장은 '공급 과잉'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도씨는 "2023년부터 천안 일대에 캠핑장이 우후죽순 생겨났다"며 "체감상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캠핑장의 급격한 증가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야영장은 3695개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2367개)에 비해 56.1% 증가했다.

근처에서 글램핑장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금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폐업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총지출의 60%를 차지하는 인건비부터가 당장 문제다. 김씨는 약 1만3223㎡(4000평)에 이르는 부지를 관리하기 위해 상근 직원 4명과 시간대별 청소 인력 6~7명을 고용하고 있다.
김씨는 "이전에는 인원 대비 수입이 어느정도 맞춰졌지만 지금은 버티기도 힘든 상태"라며 "주변에 이미 문닫은 캠핑장과 펜션이 수없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로 나온 캠핑장들은 팔리지도 않는다"며 "지금 캠핑장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수도권과 가까워 캠핑객이 몰리던 인천 강화도도 상황은 비슷했다. 같은 날 강화군의 한 대규모 캠핑장 주차장에는 작업용 트럭 1대만 서 있을 뿐이었다. 캠핑장 관계자는 "요즘은 주말 예약도 예전처럼 차지 않고 평일에는 이용객이 거의 없다"며 "대출금으로 투자해 이자를 내느라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캠핑장은 최근 이용객이 줄자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장기숙박(장박) 사이트를 늘렸다. 가장 저렴한 장소를 기준으로 4주 동안 매 주말에 이용하면 48만원인데 평일을 포함해 한 달 내내 이용할 수 있는 장박 이용금액은 40만원이다. 캠핑장 관계자는 "장박을 받으면 평일에 손님이 오더라도 받을 수 없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장박 사이트를 늘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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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사이트를 보유한 강화도의 다른 캠핑장도 일부를 장박으로 운영하고 있다. 업주는 "손님이 줄어든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그나마 있던 장박 손님도 최근에는 잘 없다"고 했다.
업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손님이 줄었지만 투자한 비용이 크다 보니 손실을 감수하고 폐업을 결심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폐업을 결정하더라도 출구가 마땅치 않다. 도씨는 "캠핑장은 공장이나 요양병원처럼 넓은 부지가 필요한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찾는 곳이 거의 없는 매물"이라고 말했다.